韓·日 수출규제 2차 양자협의 돌입…법적공방 이어지나
韓·日 수출규제 2차 양자협의 돌입…법적공방 이어지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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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스위스 제네바서 한 달 만에 양자협의 들어가
패널 설치·3차 협의 가능성…“조속한 해결 최선 다할 것”
패널 설치되면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위반 강조 계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11월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2차 양자협의에 들어간다. 이번 양자협의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본격적인 재판(패널 설치) 절차로 들어갈 수도 있다. 다만, 양국이 이례적으로 추가 협의를 진행한 만큼 3차 협의 등 대화의 시간을 가질 가능성도 관측된다.

18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인해 발생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네바에서 일본 측 대표와 다시 한 번 만난다. 이번 협의는 지난달 11일 1차 양자협의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만남이다.

이번 양자협의에는 1차 협의 때와 같이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 수출제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 9월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양자협의는 패널 설치 전 양국 간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WTO 무역분쟁의 첫 번째 절차다.

1차 협의에서는 양국 간 접점을 찾기 못했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WTO 규정 위반이란 점과 철회를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안보상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통상적으로 양자협의는 한 차례 이뤄지지만 한국이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일본이 받아들이면서 두 번째 만남이 성사돼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동안 일본의 입장 변화가 없어 이번 협의에서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양자협의는 이달 23일 종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 등 외교안보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린다.

한국이 지소미아 문제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내걸고 있지만 일본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의 커다란 입장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나름대로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제안들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1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차 양자협의) 돌파구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조속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협의 이후 본격적인 재판인 패널 설치는 양자협의 요청서 수령 후 최소 60일 동안 당사국 합의를 보지 못하면 제소국이 요청할 수 있다. 한국은 양자협의 요청서를 지난 9월11일 일본에 보낸 바 있다.

정부는 10월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일본이 수출규제와 관련해 2차 양자 협의를 열고, 이후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WTO에 패널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패널이 설치될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의 제1조 최혜국 대우와 제11조 수량제한의 일반적 폐지, 제10조 무역규칙의 공표 및 시행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통상적으로 WTO 분쟁해결기구 제소 절차는 15개월 안팎까지 걸린다.

다만 상소가 제기되면 양국 간 다툼이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한·일 수산물 분쟁의 경우 약 4년 걸렸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