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재수생에 불리한 수능?… 출제범위 바뀐다
내년은 재수생에 불리한 수능?… 출제범위 바뀐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1.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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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등 출제범위 달라져… 이과 수학서 '기하' 빠져
응시생 감소·정시 확대는 '유리'… "2월후 최종 고민"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 정시지원전략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 정시지원전략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재수를 선택할 때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1월 19일 치러지는 내년도 수능은 시험의 기본적인 구조는 올해와 같지만, 출제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을 본 고등학교 3학년은 '2009 교육과정'으로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부터는 '2015 교육과정'을 적용한 수업을 받고 있다.

즉, 올해 수능을 본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내년 수능을 치르는 올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교육과정이 다른 것이다.

교육과정의 변동은 수능 출제범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내년 수능에서는 자연계 학생이 주로 보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에서는 '기하'가 제외된다. 기하가 이과 수학 출제범위에서 빠지는 것은 1994학년도 수능 시행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인문계 학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 출제범위에는 '지수함수·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이 새롭게 추가된다.

교육계에서는 출제범위 변동이 통상적으로 재수생에게 더 유리하다고 꼽혔던 수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수능은 오히려 재수생에게 유리한 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많다. 학생 수 감소와 정부가 정시 확대 정책 등이 이유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인구 감소 여파로 수험생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크게 준다.

올해 수능에는 수능 27년 역사상 가장 적은 54만8734명이 지원했다. 재학생 지원자는 작년보다 5만4000여명 감소한 39만4024명으로 집계됐다.

내년 응시생은 더 적다. 교육부가 추계한 '대학 입학 가능 자원'을 보면, 내년 수능 응시생은 47만9376명으로 올해(52만6267명) 보다 4만7000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은 대학 입학정원(49만7000여명)보다 대학 입학 가능 자원이 더 적어지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부의 정시모집 확대 정책도 재수생에겐 희소식이다. 요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신경 쓰느라 재수생에 비해 수능 학습량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재수생에게 유리한 조건이 많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지는 교육과정 때문에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수 고민은 내년 2월 최종발표 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