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업계, 1억인구 '베트남' 공략… 활로 찾는다
막걸리업계, 1억인구 '베트남' 공략… 활로 찾는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1.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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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 등 주요시장 수출정체 속 '한류' 호감 높은 베트남 주목
한국식품 선호 2030 젊은층 비중 높고, 쌀로 만든 술 거부감 적어
국순당·서울장수 등 맞춤형 제품 개발, 유통채널 진출 확대 강화
한국막걸리협회가 지난 11월8일부터 사흘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음식문화축제'에 참여해 현지 소비자에게 막걸리를 홍보하는 모습. (사진=한국막걸리협회)
한국막걸리협회가 지난 11월8일부터 사흘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음식문화축제'에 참여해 현지 소비자에게 막걸리를 홍보하는 모습. (사진=한국막걸리협회)

막걸리업계가 베트남을 유망시장으로 삼고 수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막걸리 수출이 정체를 맞은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막걸리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막걸리 수출은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00년대 후반 일본을 중심으로 한류바람이 불어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막걸리 수출은 2009년 628만달러(한화 약 73억원)에서 2년 만인 2011년 5273만달러(615억원)로 무려 8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전체 수출의 80% 정도를 차지했던 일본과의 정치적인 갈등 문제와 함께 한류 인기가 가라앉으면서 막걸리 수출도 지속적으로 줄어, 최근 3년간 1200만달러(140억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올 9월 현재까지도 지난해 동기보다 1.5% 감소한 882만달러(103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막걸리업계가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전체 수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지만, 동남아 국가들 중 K-Pop(케이팝)·한국 드라마 등 한류 호감도가 가장 높고, 인구수도 1억명에 이를 정도로 소비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막걸리업계는 한국식품에 관심이 많으면서 앞으로 핵심 소비층으로 성장할 2030세대가 베트남 인구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박항서 감독’에 대한 국민적인 인기를 감안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류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한국식품(수산 포함) 수출규모는 2014년 4억3500만달러(5073억원)에서 지난해 5억8500만달러(6822억원)로 꾸준히 늘었다. 이 중 막걸리의 베트남 수출도 2014년 31만5000달러(3억7000만원)에서 2018년 62만2000달러(7억2500만원)로 두 배 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가장 큰 막걸리 수출시장인 일본이 -38%, 두 번째로 큰 중국이 -60%의 감소율을 보인 것과 비교할 때 베트남에서 막걸리 수출은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베트남은 주류 소비량이 많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 막걸리에 대한 잠재수요도 많을 것으로 기대돼, 수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울장수와 국순당 등 막걸리업체도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현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장수는 이달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음식문화축제’에 참여해 막걸리 시음행사를 진행했다.

대표 상품인 ‘월매 쌀막걸리(현지명 장수쌀막걸리)’를 비롯해 다양한 수출용 막걸리를 베트남 소비자에게 집중 홍보했다. 서울장수는 베트남이 우리와 같은 쌀 문화권이자 쌀로 만든 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수출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향후 베트남 소비자 조사를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 입맛을 공략해 시장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순당의 경우 지난 2011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매년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꾸준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대형마트·편의점 등 현지 유통채널 입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680여 매장에 생막걸리와 쌀막걸리, 과일막걸리 등을 판매 중이다. 또, 지난해 말 베트남에서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인기가 높은 ‘스즈키컵'과 연계한 막걸리 프로모션을 진행해 인지도 상승효과를 거둔바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베트남 수출규모가 2015년 대비 지난해 55% 늘어날 정도로,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