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내 비박 vs 친박 '계파 갈등' 수면위로
변혁 유승민→오신환 교체… 독자 신당 추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 논의가 복잡하게 꼬이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내에서는 친박계인 원유철 의원의 통합추진단장 내정을 두고 이견이 속출하면서 계파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변혁 내에서는 오신환 대표 체제가 구축되면서 신당 창당이 더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원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자신을 비토하는 문자를 황 대표에게 보낸 데 대해 13일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두 달 동안 유 대표의 변혁 측과 소통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을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 통합 아니냐"면서 사실상 원 의원을 고집했다.
그러나 이에 비박계는 심경이 복잡하다. 복당파 한 의원은 "원 의원과 유 의원 간 불편한 관계는 정치권에서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역시 변혁에 중심을 둔 통합추진에 불만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인 정우택 의원은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원 의원이 단장이 된 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고 원 의원에게 힘을 실으면서 "유승민계를 영입하는 게 보수대통합인 양 잘못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이 "유승민계와 통합하면 당에 혼란만 가중된다"는 입장을 황 대표에게 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당 내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14일 그간 변혁을 이끌던 유승민 의원이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변혁 대표를 맡게 되면서 변수가 늘었다.
오 대표는 그간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에 회의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오 대표와 함께 신당추진단은 유의동·권은희 공동단장이 맡게됐다. 이들 역시 오 대표와 결이 같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변혁의 통합 논의는 '숨고르기' 국면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변혁의 독자 신당 추진은 탄력을 받게 됐다.
실제로 오 대표는 이날 취임 사실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 추진 시점에서 통합을 같이 섞어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꾸준히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변혁은 (보수)통합을 전제로 모인 게 아니다. 신당을 통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자 신당 추진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처럼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거 공학적 셈법이 결부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여론의 피로감만 쌓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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