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중국판 프라이데이' 딛고 14억 거대시장 공략
식품업계 '중국판 프라이데이' 딛고 14억 거대시장 공략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1.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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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광군제 통해 전년比 40% 증가 700만위안 '최대 실적'
삼양식품, 컨테이너 400대 분량 3200만개 불닭볶음면 공급
오리온, 타오바오몰·징동닷컴 등 온라인 판매 지속 증가
삼양식품이 중국 알리바바를 통해 홍보한 광군제 불닭볶음면 프로모션.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중국 알리바바를 통해 홍보한 광군제 불닭볶음면 프로모션. (사진=삼양식품)

식품업계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광군제를 통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14억 인구의 중국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독신자의 날’로 불리는 중국 현지 최대 규모의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가 열리며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군제는 2009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타오바오몰을 통해 싱글족을 위한 대대적인 온라인 할인행사를 처음 기획한 후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하루 동안 44조원의 판매액을 달성해 지난해 35조5000억원보다 26%가량 성장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광군제는 국내 식품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글로벌 쇼핑 대목이다. 특히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농심·삼양식품 등 식품기업들도 광군제를 겨냥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얻었다.

농심은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700만위안(약 11억6000만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500만위안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신라면·너구리·안성탕면·김치라면 등 인기제품 8종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패키지’다. 이어 신라면 봉지(5개입), 김치라면 봉지(5개입) 등의 순이다.

농심은 광군제를 앞두고 인기브랜드 중심의 패키지 제품 구성과 온라인 광고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등 사전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좋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심은 광군제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중국 내 온라인 판매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2013년 말 업계 최초로 중국의 타오바오몰에 농심 공식몰을 운영한 이후 이듬해 온라인에서만 210만달러(24억5000만원)의 매출고를 올렸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타오바오몰 진출 5년 만에 10배 성장한 2200만달러(257억원)의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의 온라인 소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K푸드의 열풍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군제를 맞아 타오바오몰의 농심 공식몰에서 진행된 프로모션. (사진=농심)
광군제를 맞아 타오바오몰의 농심 공식몰에서 진행된 프로모션. (사진=농심)

극한의 매운 맛으로 중국의 젊은 층에게 반향이 큰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도 이번 광군제를 통해 역대 최다 매출액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광군제를 대비해 지난 10월 컨테이너 400대 분량에 이르는 3200만개의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면류 제품을 현지 바이어를 통해 공급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50억원이 넘는 수준으로, 그간 삼양식품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올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늘어난 5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라면 전체 물량의 80%가 불닭볶음면 등 삼양식품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광군제에서 역대 최대 판매를 달성한 덕분에, 올 하반기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중국에서만 1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 초 중국 전역에 유통망을 확보한 유베이로 총판업체를 교체했고, 온라인에서도 기존의 알리바바·징동닷컴 외에 해외직구 점유율 1위 ‘왕이카오라’와 ‘샤오홍슈’에 입점하며 새로운 판매망을 구축했다”며 “안정적으로 구축한 중국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을 겨냥한 온라인 광고와 세계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추진해 중국 내 삼양식품 인지도 제고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오리온은 국가 정상급 브랜드에 수여하는 '2019 중국 종합 브랜드 가치 경영대상’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진=오리온)
지난 10월 오리온은 국가 정상급 브랜드에 수여하는 '2019 중국 종합 브랜드 가치 경영대상’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진=오리온)

중국에서 유명 제과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오리온의 경우, 광군제를 겨냥한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법인과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군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최근 들어 타오바오몰·징동닷컴 등 대형 온라인채널에서 초코파이·꼬북칩·고래밥·오!감자 등이 꾸준한 판매 성과를 얻게 되면서 온라인 채널도 점차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오리온 법인의 경우 3분기에 매출 4.9%, 영업이익 17.4%가 성장했고, 남은 4분기도 국경절과 광군제, 최대 대목인 춘절에 대비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성장세가 전망된다”며 “특히 지난달 태국의 1위 김스낵업체 ‘타오케노이(Tao Kae Noi)’와 중국 독점 판매권을 체결한데 이어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루이싱 커피’를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를 공급하는 등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해 중국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