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사령관 “지소미아 종료,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 있어”
연합사령관 “지소미아 종료,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 있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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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적 차이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 해야
지소미아에 대해 인터뷰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주한미군사령부)
지소미아에 대해 인터뷰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주한미군사령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 주변국에 한미동맹이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13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전날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소미아의 근본 원칙은 한국과 일본이 어쩌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역에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정적이고 안전한 동북아시아를 만드는 데 있어 우리는 함께하면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지소미아가 없으면 주변국에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부연했다.

전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일본으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은 것”이라며 “원만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는 동맹 내 마찰 지점이며 우리는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찰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누구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위험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을 볼 때 지소미아 종료 시 득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지소미아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밀리 합참의장에 이어 에이브럼스 사령관까지 미국 정부와 미군 고위 인사 등이 직접 나서 지소미아 연장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한국 정부는 더 많이 낼 능력이 있는 나라고 더 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직원 9200명의 급여 중 약 75%가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건 한국 납세자의 돈으로 한국인의 급여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 나머지도 주한미군의 군수 또는 새로운 시설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한국인에게 지급하는 돈”이라며 “그 돈은 나에게 오는게 아니라 결국 한국 경제와 한국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증액 요구가 과하다는 한국 내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은 납세자와 시민들에게 방위비 분담에 대해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 방위비 분담 협상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경우가 많은데 왜 방위비를 증액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잘 설명하면 한국 국민들도 그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에이브럼스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전작권 전환은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한미는 양국 국방부 장관이 2013년 합의하고 2015년 문서로 서명한 계획에 따라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작권 전환이 문재인 정부 내 꼭 이뤄져야 하는 사실보다 양국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