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시민사회단체, 친일시인 서정주 시비 건립 반대 모임 결성
태안군 시민사회단체, 친일시인 서정주 시비 건립 반대 모임 결성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9.11.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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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권 태안참여연대 의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동학농민혁명 태안군기념사업회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1일 오후 태안도서관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태안군에 친일 행적 시인인 미당 서정주 시비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희권 태안참여연대 의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동학농민혁명 태안군기념사업회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1일 오후 태안도서관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태안군에 친일 행적 시인인 미당 서정주 시비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 태안군이 원북면 학암포해수욕장에 친일 행적 시인인 미당 서정주(1915∼2000년) 시비를 세우기로 한 것과 관련,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1일 태안도서관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서정주 시비 건립 반대 태안군민 모임'을 결성했다.

군민 모임에는 강희권 태안참여연대 의장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태안군기념사업회, 태안읍유도회, 이종일 선생 기념사업회, 애국지사 이종헌 선생 선양회,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 독도사랑운동본부, 태안참여연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태안군학원연합회, 전교조 태안지회, 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국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친일 행적이 뚜렷한 서정주 시비를 철거하는 마당에 태안군이 뒤늦게 시비 건립을 추진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군은 해당 사업을 철회하거나, 독립운동을 한 다른 시인 시비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주는 일제 강점기 때 다쓰시로 시즈오(達城靜雄)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하고 친일 활동을 한 시인으로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친일 인사로 수록됐으며, 이승만 정권 초 이승만 박사 전기를 완성하고, 1980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전두환의 56세 생일을 기념하는 축시를 지어 바치기도 했다.

한편 태안군은 서정주가 1990년대 중반 학암포를 찾아 '千年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鶴이 날은다'로 시작되는 학이란 시를 쓴 것을 기념하고, 학암포를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다음 달까지 2000만원을 들여 높이 2m, 폭 1m 크기의 시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아일보] 태안/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