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시아나항공, 내부 목소리 챙겨야 할 때
[기자수첩] 아시아나항공, 내부 목소리 챙겨야 할 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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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지난 7일 마감되면서 구조조정 등 근로여건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익명 직원채팅방에 참여한 직원들은 결국 어느 기업이 인수하게 될지부터 매각 이후 근로조건·여건의 변화를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10조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근로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이후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이외에도 인수한 기업의 성향에 따라 근로여건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근로여건이 앞으로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경우, 매각 이전부터 진행된 회사 경영난에 따른 노사 간 고통 분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무리한 투자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불안한 근무를 이어가야 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6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투자자에게 손 벌린 자금이 커졌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대우건설을 되팔았으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 같은 무리한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그룹과 함께 캐시카우(Cash Cow, 수익 창출원) 역할을 하던 아시아나항공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됐다.

이후에도 지난 5월 비용 절감에 주력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회사의 위기에 따른 노사 간 고통 분담은 불가피한 측면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근로조건·여건의 질부터 낮추려 한다면 직원들의 애사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은 그동안 회사를 위해 고통을 분담해 온 직원들에게 기대가 아닌 실망을 먼저 주면 곤란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