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 개편 성공적 안착 하려면
[사설] 고교 개편 성공적 안착 하려면
  • 신아일보
  • 승인 2019.11.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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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7일 오는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들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영재학교를 비롯 과학고, 체육고, 예술고 등은 제외됐지만 사실상의 '완전 고교 평준화'를 의미한다.

현재 초등학교 4년생부터 적용되는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은 특목고 '수월성 교육'을 보완한 고교학점제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을 추진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의 교수 요원 채용, 수업 혁신을 위한 교원 연수, 과학·어학 등 특정분야 심화 교육을 위해 고교 특성화 및 거점학교와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행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업부진 학생들에 대해서는 초급단계 수준을 수업하는 대안교실도 마련된다. 학생들이 한 울타리에서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되 개별 수준에 맞춘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의 틀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고교 체계개편은 경험해 보지 못한 큰 변화이자 가히 혁신적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논란 이후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불거진 것이지만 고교 서열화(고교 등급제)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실태조사단이 지난 4년간 13개 대학 202만 건의 지원자 서류를 검토한 결과 '학종' 전형 합격률이 일반고 9.1%인데 자사고는 10.25%, 외고·국제고 13.9% 였고, 과학고와 영재고 합격률은 26.1%로 일반고보다 3배 정도 높았다. 

더욱이 학종전형에서 꼼수를 쓴 정황도 드러났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에서 기재가 금지된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우회적으로 적었고, 교외 수상 경력 등을 편법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종 평가 방식과 배점 등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전형'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이번 조사 결과로 그동안 '학종'으로 특권층의 자녀들이 더 나은 기회를 얻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됐다. 공평하고 균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교육개편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만하다. 

고교 평준화로 엘리트 교육의 필요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한다. 다방면의 재능을 가진 영재들을 육성하는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

이번 고교 체계개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전문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검증되고 반영돼야 함은 물론이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것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정권이 바뀔때 마다 교육제도가 변한다는 얘기를 다시 듣게 됐지만 이번 개편이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가는 초석으로 안착되길 기대한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