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운동선수 2212명 “성폭력 피해 경험 있다”
초중고생 운동선수 2212명 “성폭력 피해 경험 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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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연합뉴스)

2000명이 넘는 초중고생 운동선수가 선배나 또래 등에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국가인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학생선수가 있는 전국 5274개교 초중고 운동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인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5만7557명 중 3.8%인 2212명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을 포함한다.

또 응답자 9035명(15.7%)은 언어폭력을, 8440명(14.7%)은 신체폭력을 당한 것으로 답했다.

구체적인 학교급별 성폭력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응답자 1만8007명 중 438명(2.4%)이 피해를 입었고 중학교는 응답자 2만1952명 중 1071명(4.9%)이, 고등학교는 응답자 1만7598명 중 703명(4.0%)이 피해를 경험했다.

중학생 선수의 성폭력 피해가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주 동성의 선배 또는 또래로부터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체를 강제로 만지거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언어폭력의 경우 초등학교는 응답자 1만8007명 중 3423명(19.0%)이, 중학교는 응답자 2만1952명 중 3039명(13.8%)이, 고등학교는 응답자 1만7598명 중 2573명(14.6%)이 피해를 당했다.

신체폭력에서는 초등학교는 응답자 1만8007명 중 2320명(12.9%)이 피해를 경험했고 중학교에서는 응답자 2만1952명 중 3288명(15.0%)이, 고등학교에서는 응답자 1만7598명 중 2832명(16.1%)이 폭력을 겪었다.

성폭력 가해자는 주로 동성의 선배나 또래인 반면 반면 언어·신체폭력은 코치나 감독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폭력에 대해 대체로 그냥 넘기는 등 소극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측은 “학생 선수들이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공적인 피해구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체계를 정교화하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