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실태조사서 '고교서열화' 확인… '꼼수' 자소서 적발
학종 실태조사서 '고교서열화' 확인… '꼼수' 자소서 적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1.05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개大 조사… '학종 합격률' 과고>외고>자사고>일반고
'고교 프로파일'에 금지 사항 입력… 자소서 위반·편법 多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교육당국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에서 '고교 서열화'가 확인됐다. 또 부모의 지위 등 기재금지 사항을 슬쩍 포함시키는 '꼼수'를 쓴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5일 학종 비중이 큰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3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이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4개 연도(2016~2019학년도) 총 202만여 건의 전형자료를 받아 분석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우선 고착화된 고교 유형별 서열구조가 확인됐다.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은 과고·영재고가 26.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외고·국제고 13.9%, 자사고 10.2%, 일반고 9.1% 순이었다. 과고·영재고 합격률은 일반고의 2.9배에 달했다.

수능에서도 일반고의 합격률은 약세였다. 지원자 대비 합격률도 과고·영재고가 24.3%로 가장 높고, 그 뒤로 외고·국제고(20.2%), 자사고(18.4%), 일반고(16.3%) 순이었다.

다만 대학 측이 현행 입시 제도에서 금지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사실은 찾아내진 못했다. 교육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고교 프로파일'(공통고교정보)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금지된 '스펙'을 제출하는 간접 창구로 활용된 점이 포착됐다.

전국 고등학교 2216곳 중 840곳(37.9%)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고교 프로파일을 제출하면서 대교협이 요구하는 필수정보 외에 추가 자료를 입력했다.

구체적으로 대학 진학 실적을 고교 프로파일에 첨부하거나 학생 어학 성적 등을 제공하는 식의 사례가 나왔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드러나는 내용 등 자기소개서, 추천서 위반 사항은 총 366건 적발됐다. 표절로 추정되는 자소서도 228건 있었다.

일부 대학은 기재금지 위반이나 표절을 확인하고도 지원자를 불합격처리 하거나 점수를 깎는 등 불이익을 주지 않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고교 정보 제공방식을 개선하고 학부모 영향력을 최소화하도록 비교과 영역의 대입반영을 축소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실태조사에서 추가로 확인할 사항들은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가이드라인 내실화 등 제도개선도 추진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