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美 내셔널 아카이브 소장 사진전 개최
용산구, 美 내셔널 아카이브 소장 사진전 개최
  • 이준철 기자 
  • 승인 2019.11.0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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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1964년 용산 일대 희귀사진 80여점 공개
서울 용산구가 오는 6일부터 29일까지 용산아트홀 전시장에서 '미 내셔널 아카이브(NARA) 소장 사진으로 본 용산의 옜 모습전(展)'을 개최한다. (사진=용산구)
서울 용산구가 오는 6일부터 29일까지 용산아트홀 전시장에서 '미 내셔널 아카이브(NARA) 소장 사진으로 본 용산의 옜 모습전(展)'을 개최한다. (사진=용산구)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1월4일. 북한·중공군의 공세로 유엔군이 서울에서 철수한 사건을 ‘1·4후퇴’라 부른다. 1·4후퇴 직후 미공군에 의해 촬영된 서울 일대 항공사진이 국내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서울 용산구가 오는 6일~29일 용산아트홀 전시장에서 ‘미 내셔널 아카이브(NARA) 소장 사진으로 본 용산의 옛 모습전(展)’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1945년~1964년 시기 용산 일대 희귀사진 80여점을 전시한다. 대부분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들이다. 

구는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후(1945~1948)’, ‘6·25 전쟁과 용산 대폭격(1950~1952)’, ‘전후 용산의 모습(1953~1964)’, ‘용산의 과거와 현재’ 순으로 사진을 배치한다. 

특히 과거와 현재 코너에는 같은 구도에서 찍힌 전·후 사진을 전시, 지난 반세기 간 용산의 변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한다. 

주요 사진으로는 △해방 직후 미군정찰기가 촬영한 옛 일본군 용산기지 일대 전경(1945년9월4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후 용산 삼각지, 미7사단 보병연대 일대 전경(1948년9월24일) △미7사단사령부(옛 일본 조선군사령부) 일대 전경(1948년9월24일) △1·4후퇴 직후 미공군에 의해 촬영된 서울 일대 항공사진(1951년1월28일) △한국전쟁 시기 용산역 일대 전경(1951년10월18일) △한국전쟁 이후 서울역 일대 전경(1954년3월1일) △한강변 모래사장(현 동부이촌동)과 용산기지 일대 전경(1963년10월16일) 등이 있다. 

행사 포스터로 제작된 ‘해방 직후 옛 일본군 용산기지 일대 전경’은 미군에 의해 '캠프 서빙고(Camp Seobinggo)'로 불렸던 옛 용산병영(일본군 제 20사단 예하 보병 제78연대, 제79연대, 야포병 제26연대)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속 위아래로 연결된 도로는 지금의 ‘미8군도로(8th Army Drive)’다. 조선시대 옛길을 확장했다. 후암동을 지나 서울역 방향으로 연결된다. 

미7사단사령부 사진은 곧 옛 일본 조선군사령부 사진이기도 하다. 러일전쟁(1904년) 이후 일제는 용산 일대를 군용지로 수용, 주둔군사령부와 총독부 관저 등을 지었다. 1918년에는 ‘조선주차군’에서 ‘조선군사령부’로 군 명칭을 바꿨다. 1945년 해방 이후 미24군단 예하 7사단사령부가 용산기지를 넘겨받게 된다. 

이 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조선해방자호’ 열차(1946년5월4일) △용산역 철도조차장 폭격 피해(1950년9월23일) △전쟁피해를 입은 옛 일본 조선군사령부 청사와 작전벙커(1952년1월5일) △전쟁 피해 건물을 복구중인 미8군 공병대와 한국인노무단(1952년10월27일) △옛 일본 조선군사령관저 터에 들어선 미8군 장교클럽(1964년1월27일) 등 사진이 관람객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요 사진으로 만든 기념 엽서(6종)도 제공한다. 토·일요일은 휴관이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은 “이역만리 미국에서 힘들게 모은 사진들을 주민들 앞에 선보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출장여비를 지원해 준 차상석 ㈜한일사료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신주백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과 함께 NARA를 방문, 용산 근현대사 관련 사진, 지도, 도면자료 300여점을 발굴·수집한 바 있다. 수집된 자료는 앞서 출간된 ‘사진과 지도, 도면으로 본 용산기지의 역사Ⅰ(도서출판 선인, 2019, 신주백·김천수 공저)’에 일부가 실렸다. 
 
구는 6일 오후 4시 용산아트홀 전시장 앞에서 사진전 개막식을 연다. 내빈소개, 축사, 테이프커팅 순이다. 성장현 구청장, 박삼규 용산문화원장 등 관계자 100명이 자리할 예정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사진전을 통해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한다”며 “오랜 기간 군사 용도로 사용돼 온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을 비롯, 지역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RA는 ‘한국 현대사 자료의 보고’로 불린다. 정식 명칭은 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이다. 1934년 설립됐으며 1985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법에 의해 행정부 내 독립기관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 

NARA 본관은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 주에 위치하고 있다. 소장자료는 문서기록 100억 페이지, 도면 등 이미지기록 1200만장, 사진 2500만장, 전자기록물 133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산하 기관을 포함, 근무인원은 3000명이다. 

이번 사진전은 구가 지난 2015년에 열었던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 후속 전시회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구는 1890년대에서부터 최근까지의 용산 사진 80여점을 전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jc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