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고교서 교직원이 학생 답안지 조작… 도교육청 감사 착수 
전주 고교서 교직원이 학생 답안지 조작… 도교육청 감사 착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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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직원, 교사 없을 때 3문제 답 수정… 감사 후 경찰 수사 
전북교육청. (사진=전북교육청)
전북교육청. (사진=전북교육청)

전북도 전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직원이 학생 답안지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도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특히 이 학생은 지난 2월까지 이 학교 교무부장을 지낸 교사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31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학년인 A군은 지난 10~13일 2학기 중간고사를 봤다. 문제는 10일 치러진 ‘언어와 매체’ 과목에서 나왔다. 

시험 감독관인 국어 교사는 평소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온 A군의 답안지를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객관식 3문제 정도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사가 육안이 아닌 실제 채점을 하는 중 10여분 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학교 교무실의 행정보조직원인 교무실무사가 3문제의 오답을 수정테이프로 고쳐 정답으로 해놨다. 이 조작으로 A군은 10점의 이득을 봤다. 

교사는 다시 답안지를 살피던 중 뒤늦게 수정테이프로 답안지가 수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바로 학교에 보고했다. 도교육청에서도 이 문제의 경위를 파악하려 감사에 들어갔다. 

교무실무사는 “A군이 안쓰러워서 그랬다”며 답안지 수정 사실을 인정했다. 이 일로 실무사는 사표를 제출했고 A군도 자퇴서를 낸 상태다. 하지만 감사 중으로 아직 처리가 되지는 않았다. 

이번 학생 답안지 조작 사건은 교무실무사의 자백으로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A군의 아버지가 지난 2월까지 이 학교 교무부장을 지낸 교사였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군의 성적에 대한 의구심은 지난해부터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2~3등급이었으나 내신 성적에서는 1등급을 받아왔다. 이에 성적 조작 의혹 소문이 파다했었다. 당시 A군의 아버지가 교무부장이었기 때문에 의혹이 더해졌다. 

이러한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교사가 아닌 교무실무사가 10여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오답만을 골라 답을 수정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A군의 아버지는 다른 학교로 파견을 간 상태다. 

도교육청 측은 “이러한 정황에 대해 감사 중이다”며 “감사에도 한계가 있으니 감사가 끝나는 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