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이틀 째… "어머니 신앙 따라 가족·친지끼리"
7대 종단·당대표 등 조문만 받기로… 조화 등은 반송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별세한 지 이틀째인 30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조촐하고도 조용한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남천성당 주요 출입로 등에는 청와대 경호원들이 배치돼 외부인의 신원 등을 확인한 뒤 제한적으로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고인과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도 정중히 거절됐다.
전날 이재명 경기지사 근조기는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돌려 보내졌고 이날 오전 국무위원 일동 명의로 된 근조화환도 반송됐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조화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의 조화도 반송됐다.
전날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성당에 들렀지만 빈소에서 조문하지는 못했다. 그는 "대통령을 뵀지만 조문은 안했다"고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날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빈소 인근에 관사가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방문했으나 조문은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성당을 찾았지만 조문은 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빈소 조문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들에게 "대통령께서는 모친상에 일체의 조문이나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조의의 마음만 받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러한 대통령의 뜻을 따라주시길 요청 드린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빈소가 마련된 부산 지역 의원들은 단체 조문을 계획했으나 취소했고 다른 의원들도 조문은 가지 않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관계자들로부터는 조문을 받았다.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치인들 가운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조문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와 부인은 이날 오전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방문해 앞서 들어간 7대 종단 인사들의 조문으로 잠시 대기하다 이를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이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정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을 만나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렸고, (문 대통령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무겁고 침통한 표정이었으며, 빈소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형제들과 김정숙 여사 등이 있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의 조문도 받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각각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다.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는정부를 대표해 이날 오후 강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게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빈소를 찾는 대신 오는 31일에 열리는 발인미사에 참석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김가애·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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