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역대급 호실적에 내년 살림 고심
금융지주 역대급 호실적에 내년 살림 고심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10.29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이자마진·비은행 강화 관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내년에도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29일 신한금융은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에 98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충당금 환입과 채권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고 양호한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해외사업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비이자이익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금리 환경에서 비이자이익과 글로벌 부문,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가 내년 실적 방어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신한금융의 해외부문 순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921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71억원 증가한 수치로 전체 순익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비이자이익은 2조58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3% 급증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2021억원, 신한생명은 1098억원으로 각각 12.1%, 15.0%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내년에는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보유 지분을 100%로 늘려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획이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신한금융의 비은행 강화는 이미 반영된 호재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및 주가 상승여력은 중장기적으로 합병효과를 어떻게 가시화 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보다 당기순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역시 역대급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2% 감소했으나 역대 2번째로 많았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2분기에 반영됐던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졌고 보험과 증권 등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과 리딩그룹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KB금융이 분위기를 반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신(新)예대율 규제 등을 감안했을 때 은행의 수익성이 증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한 비이자이익 창출이 내년 실적을 좌우할 요인이 될 것이다.

하나금융은 3200억원의 명동사옥 매각이익 덕분에 3분기 83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후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다만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핵심이익은 이익지표 둔화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순이자마진(MIN)이 예상보다 크게 1.72% 하락하며 전분기 대비 이자이익이 0.1% 소폭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하나카드의 신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환급 등이 순이자마진(NIM)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KB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이 내년에는 7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석 KB증권 에널리스트는 “하나금융지주가 내년에는 4%의 대출 증가를 통해 이자이익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록할 것으로 전 망한다”며 “수익성 관리 및 대출증가를 통한 이자이익 방어와 이익 다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