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벌거벗은 文대통령' 희화화 논란… 靑 "성찰 우선돼야"
한국당 '벌거벗은 文대통령' 희화화 논란… 靑 "성찰 우선돼야"
  • 김가애·허인 기자
  • 승인 2019.10.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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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차림 문대통령·수갑 찬 조국 전 장관 애니메이션 풍자
민주당 "충격 내용… 관련자 모두 엄중 문책하고 사과해야"
(오른소리가족 유튜브 영상 캡처)
(오른소리가족 유튜브 영상 캡처)

 

자유한국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속옷 차람의 문재인 대통령,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풍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은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벌거벗은 임금님'편으로 제작된 오른소리 영상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안보자켓, 경제바지, 인사넥타이를 입은 줄 착각해 벌거벗은 모습으로 희화화됐다.

인사넥타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문 대통령 캐릭터는 "안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며 조 전 장관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 정당사에서 당 차원의 가족 캐릭터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시도는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 "우리 당이 좋은 정책들을 잘 만들어놓고 아주 딱딱하고 재미없어서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 오른소리 가족이 만들어갈 재밌는 이야기에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관심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형식을 빌렸더라도 대통령을 속옷만 입은 차림으로 연출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드높이려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것인지,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의 모습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상생·협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건 우리(청와대)와 여야 모두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기를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며 "한국당은 국민 모욕 동영상 제작 관련자 모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