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LG전자 ‘이전투구’ 득실 따져봐야
[기자수첩] 삼성-LG전자 ‘이전투구’ 득실 따져봐야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10.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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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유튜브 계정을 통해 ‘What is burn-in on TV?’이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선 LG전자의 주력제품인 OLED TV가 번인에 취약하다는 설명과 함께 QLED TV를 선택하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LG전자는 다음날 유튜브를 통해 맞대응에 나섰다. LG전자가 공개한 ‘LG 올레드 TV-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Q&A편’ 영상에선 질의응답 방식으로 LED TV 대비 OLED TV의 우수성을 설명한다. 특히 질문을 뜻하는 ‘Q’라는 단어 뒤에 ‘LED TV는 왜’라는 표현으로 문장을 구성해, 삼성전자의 QLED TV를 연상시킨다.

양사의 이 같은 비방전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독일서 열린 IFA 2019에서 “삼성전자 8K TV가 국제 기준에 미달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기자간담회와 유튜브 등을 통해 ‘QLED TV는 OLED TV보다 더 두꺼운 LCD TV’라고 강조했고, QLED TV를 분해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OLED TV는 번인 현상에 취약하다며 맞서고 있다. 또 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을 이유로 서로 제소한 상황이다.

이들의 갈등 배경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좋은 중국 업체 들이 중저가 TV시장을 장악하자, 아직 남아있는 프리미엄 TV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취급받는 경쟁사의 주력제품에 흠집을 내면 시장점유율을 더 올릴 수 있다는 게 노림수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끼리의 비방전으로 손실만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TV는 글로벌 각지에 대체 브랜드가 존재한다. 특히 경쟁사를 밀어낸다 해도 스스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골적인 비방에 자신의 이미지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눈엣 가시처럼 여기던 이들이 서로의 약점을 조목조목 지적해가며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고발하듯 싸우고 있다. 중국 TV 업체들이 이 광경을 보고 미소짓는 모습이 떠오른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