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장수 총리’ 끝까지 최선 다해야
[사설] ‘최장수 총리’ 끝까지 최선 다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9.10.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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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28일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으며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재임 기록(2010년 10월1일〜2013년 2월26일, 880일)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2017년 5월31일 임기를 시작했다. 언론인, 4선 국회의원, 전남지사를 거친 이 총리는 기대치 이상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 총리에 대한 기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색된 한일 관계에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더욱 그렇다. 이 총리는 지난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졌고 수개월째 단절됐던 양국 간의 대화 재개 물꼬가 트인 것이다. 비록 큰 성과는 없었다 하더라도 ‘양국관계의 악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것에 양국이 공감한 것만으로도 이 총리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역대 최장수라는 기록이 쓰인 이날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전반기 내각 운영과 관련해 “지표상 나아지고 있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삶이 어려운 분들은 여전히 어렵다”며 “그런 국민의 고통에 대해선 늘 저의 고통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반기 내각 운영 방향에 대해선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라는 3가지 목표를 언급했다. 이 총리의 언행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내각을 운영하는 중심에 늘 국민을 둔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이 총리를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장수 총리 기록과 함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바로 이 총리의 향후 거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총리의 거취가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이 총리의 역할을 두고 이미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선거 지원 유세를 하며 바람을 일으키거나 직접 상징성 있는 지역에 출마하는 등 당의 선거 승리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총리의 거취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도 맞물려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이 총리는 이날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당연히 저의 거취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화롭게 하겠다”고 답했다. 

당장은 총리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취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떠날 때 떠나더라도 재임하는 그 순간까지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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