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사건 윤씨 “이춘재 자백 고마워”
화성 8차사건 윤씨 “이춘재 자백 고마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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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억울해… 경찰이 사과해야” 
화성 8차 사건 무죄를 주장하는 윤 씨. (사진=연합뉴스)
화성 8차 사건 무죄를 주장하는 윤 씨. (사진=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윤모(52)씨가 화성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에 자백해 줘서 고맙다며 그동안 억울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 씨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 조사를 받고 27일 오전 1시께 나왔다. 

윤 씨는 전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8차 사건 조사를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나와 “화성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가 지금이라도 자백을 해줘서 고맙다”며 “그동안 억울하게 살았다. 그가 자백을 안 했으면 30년 만의 재조사도 없을 것이고 내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윤 씨 사건 재심 청구를 돕고 있다. 

경찰은 이날 윤 씨를 상대로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그로 인해 허위자백을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다만 당시 경찰관들과의 대질조사는 없었다.

윤 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서 조사받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새로 떠오른 기억은 없고 아는 대로 얘기했다”며 “나는 범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살았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재심을 통한 보상에 대해서는 “돈이 문제가 아니고 명예가 중요하다”며 “잃어버린 인생을 다시 찾기는 어렵고 그 20년을 누가, 어떻게 보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몇 차례 구타당했고 고문은 3일간 당했으며 그러는 동안 잠은 못 잤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관들이 강압 수사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건 거짓말이다”며 “양심이 있으면 당당히 나와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될 당시 경찰의 고문을 견디지 못해 허위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했다고 밝혀왔다. 

윤 씨는 화성연쇄살인 10차례 사건 중 8번째 일어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했다. 

8번째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었는데 경찰이 이듬해 당시 22세이던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해 강간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던 것이다. 

이로 인해 윤 씨는 같은 해 10월21일 수원지방법원에서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도 같은 선고를 확정받아 복역했다. 20년 복역하다 2009년 가석방됐다. 

하지만 지난 4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이 범행한 것이라고 자백하면서 윤 씨는 박 변호사와 함께 이 사건 재심 청구를 추진하게 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