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아베, 친서에 눈길도 안 주고 징용 문제 언급"
日언론 "아베, 친서에 눈길도 안 주고 징용 문제 언급"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0.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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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받아든 친서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시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25 도쿄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전날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이낙연 총리와 아베 총리 간 회담의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약 1년 만에 얼굴을 맞댄 이낙연 총리와 악수했으나 보도진이 퇴장하자 태도를 바궜다"면서 "일본 기업에 징용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해 엄중한 어조로 한국 측을 비판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대화를 촉진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평가가 나왔지만 회담에 배석했던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회담 성과에 대해 '조금 (한일 간)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 친서가 든 봉투를 받고는 즉석에서 열어보지 않은 채 징용소송 문제에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거듭 요구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일본 측과 한일 양국이 다가서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 하는 한국 측 사이에 온도차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보도들을 종합하면 아베 총리는 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징용 판결에 따른 한국의 국제법 위반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한국도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지켜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대응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20분 남짓 진행한 회담 말미에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을 명확히 위반해 일한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무너뜨린다"며 기습적으로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이는 이 총리에게 대응 답변을 할 기회를 주지 않은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측은 징용 문제에 대한 대응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관계 개선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어 연내에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앞서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이 총리는 전날 오전 11시12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회담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