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가 만나 “악화한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11시 이 총리와 아베 총리 간 이뤄진 면담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면담은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20분 가량 진행됐다.
조 차관은 “두 총리가 한일관계에 관해 한일양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서 한일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또 북한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면담에서 이 총리는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 간 대화를 비롯해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해 나가기를 촉구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밝히며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을 이어가자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관은 아베 총리의 ‘국가 간 약속 이행’ 언급에 대해 이 총리가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기본관계 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면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름녀 1페이지 분량의 이 친서에는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양국간 현안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자는 취지의 문구가 담겨있다.
조 차관은 “이 총리가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고 양국관계 발전을 희망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 아베 총리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다. 일본국민의 태풍 피해에 대해 위로를 전해준 문 대통령의 뜻에도 아베 총리가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는 게 조 차관의 말이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은 지난해 10월30일 대법원 강제 징용 배상 판결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양국 최고위급 대화다.
한일갈등 속에서 이 총리가 아베 총리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양국이 한일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조성한 데 따라 외교계 일각에서는 소통의 정점인 양국 정상회담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면담을 마친 이 총리는 일본 경제 인사들은 만나 한일 경제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남은 방일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