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계관 “김정은-트럼프 관계 굳건… 의지 있으면 길 열려”
北김계관 “김정은-트럼프 관계 굳건… 의지 있으면 길 열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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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말 지혜롭게 넘기길”… 북미정상회담 기대감 드러내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를 언급하며 “의지가 있으면 길이 열린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4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담화에서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고문은 “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조미(북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다시 언급했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읽어봤다”며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며칠 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를 만나 뵙고 조미관계 문제를 비롯해 대외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렸을 때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데 대하여 말씀하시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러한 친분관계에 기초해 조미 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냉전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이 양국 정상의 친분을 강조하고 연말까지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이 앞서 시정연설에서 북미협상과 관련해 연말까지 기다려보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진행된 북미협상이 결렬된 후 북측은 “미국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권고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아직 양국 정상의 친분관계가 두텁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 북측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지나기 전에 미국이 지혜로운 방안을 제시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북한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혜로운 방안은 북한이 요구한 선 체제보장 등 ‘새로운 계산법’을 의미한다. 

그간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그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 실무자들에게 돌리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해왔다. 

미국은 스톡홀름 북미협상 결렬 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담화를 통해 북한도 사실상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힌 모습이다. 이에 스톡홀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기약 없이 끝난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