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수주전④] 대림산업, 사업성 극대화·초호화 단지 제안
[한남3구역 수주전④] 대림산업, 사업성 극대화·초호화 단지 제안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0.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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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매각 방식 공공임대 제로단지 계획…상한제 등 변수
한강 조망 세대·주차 공간 늘리고 대규모 녹지공간 확보
대림산업이 제안한 한남3구역 재개발 단지 '아크로 한남 카운티' 투시도. (자료=대림산업)
대림산업이 제안한 한남3구역 재개발 단지 '아크로 한남 카운티' 투시도. (자료=대림산업)

 과 한강 사이 서울의 대표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에 5800여세대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선다. 공사비만 1조9000억원에 육박하고, 총사업비가 7조원으로 추정되는 역대 최대 규모 주택재개발사업이다. 이 사업 시공권을 차지하기 위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2·3·4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남3구역 대전(大戰)'의 막이 오른 것이다. 대격전을 앞둔 한남3구역 현지 분위기를 직접 살펴보고, 각 건설사의 수주 전략과 가능성을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한남 3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대림산업이 조합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주비 100% 보장'과 '공공임대아파트 0세대' 등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조합의 기본 계획보다 한강 조망 세대 수 및 주차 공간, 단지 내 녹지 공간을 대폭 확대한 특화 설계를 제시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설계에는 국내외 최고 입지를 자랑하는 회사들을 참여시켜 초호화 단지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단, 대림산업 제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제로화 계획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 및 서울시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 이주비 LTV 100% 지원

24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8일 서울시 용산구 제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입찰제안서를 내고 기호1번을 받았다.

대림산업이 제시한 제안서에는 이주비 LTV(주택담보대출 비율) 100%를 비롯해 △공공임대아파트 0세대 △조합원 부담금 입주 시 100% △사업비 무이자 100% △대안설계 적용 시 조합원 추가부담금 0원 △천장고 2.65m △주차대수 1만2059대(세대당 1.8대) △후분양제 적용 △전 조합원 프리미엄 세대 우선 배정 등이 포함됐다.

우선, 이주비에 대해서는 서울 재개발 최대 40%인 LTV를 100% 보장함으로써 조합원 이주비 마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를 전액 무이자로 조합에 대여하고, 대안설계 제안 등에 따른 추가부담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지난달 신한은행 및 우리은행과 한남3구역 사업비 조달을 위한 7조원 규모 금융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아크로 한남 카운티 단지 내 상가 투시도. (자료=대림산업)
아크로 한남 카운티 단지 내 상가 투시도. (자료=대림산업)

제안서에는 한남3구역 공공임대아파트 물량을 대림AMC가 매입해 민간임대아파트 운영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도 담겼다. 한남3구역은 임대주택 의무 비율 17%를 적용받아 876가구를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이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같은 공공임대주택 운영 기관에 매각하지 않고, 민간에 넘기면 조합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방식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79조 5항에 따라 조합이 임대주택 인수를 요청하지 않는 경우 임대주택 직접 운영 및 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서울시에는 없지만 부산이나 창원 등 지방 쪽에 실제 그런 사례(임대주택 민간 운영)들이 있다"며 "법적으로 일단 가능한 부분이고 실제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와 협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제안을 두고 현실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업계의 한 전문가는 "조합이 원래는 공공 쪽에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매각) 요청을 하는데,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선택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이게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조합은 임대주택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또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운영하려는 임대사업자에게 공급할 수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매각 가능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대림산업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분양가 상한제를 감안해 제시한다면 제안할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여러 상황별로 가능한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고 하면 건설사 어디든 안 이뤄지는 사항들이 있다"면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별도로 잡혀 있으니 이런 취지로 제안한 것이라고 충분히 설명을 하고 제약조건도 설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만약 분양가 상한제 등이 적용되면 다시 조합원들과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크로 한남 카운티 스카이브릿지 조감도. (자료=대림산업)
아크로 한남 카운티 스카이브릿지 조감도. (자료=대림산업)

◇ 국내외 최고 설계사와 협업

이와 함께 대림산업은 한강 조망 세대를 조합이 제시한 것보다 1528세대 많은 2566세대로 설계하고, 동수를 197개에서 97개로 줄여 충분한 조경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파트 층고를 높이고, 주차공간을 확대하는 특화설계안도 제시했다. 층고를 기존 아파트 대비 20cm가량 높여 모든 세대가 2.5~2.65m 층고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주차공간은 조합이 계획한 7316대에서 최대 1만626대까지 늘려 세대 당 많게는 1.8대까지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층고와 주차공간 문제는 재개발 지역뿐 아니라 새로 공급되는 단지에서도 입주 시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한다. 실제 주거지로서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조합에 먼저 제안한 셈이다.

이밖에도 초호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가스 5성급 호텔 등을 설계한 글로벌 설계 그룹 저디와 국내 최고 고급 단지로 불리는 한남 더힐을 설계한 무영건축을 섭외해 눈길을 끈다.

대림산업의 설계안에 따르면, 한남3구역 단지 내부에 축구장 3배 크기 대규모 녹지공간이 조성되고 한강뷰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 커뮤니티 9개소가 건립된다. 이 시설에는 인피니티풀을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연회장 △스파빌리지 △키즈빌리지 △컬처라운지 △라이브러리 등이 들어선다.

고급 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지상 층에 2중 보안게이트를 계획하고 전용 로비가든도 만들 예정이다.

주거 단지뿐 아니라 상가에도 고풍적인 아치형 회랑을 적용한 외관 디자인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상가에는 사계절 내내 이용 가능한 실내 대형광장과 수변공간 등을 설계해 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다만, 이런 특화설계가 중대한 설계변경에 해당되는 경우 추가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심의 없는 설계안 변경은 도정법 제46조에 따라 총 연면적 10% 이하 등 '경미한 변경'에 해당해야 한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서울시 등 관련 부서와 협의해야겠지만 조합에서 심의를 다시 받자고 하면 특화설계를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조합에서 심의를 다시 받기 어렵다고 결정하면 기본안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끝>

아크로 한남 카운티 광역 조감도. (자료=대림산업)
아크로 한남 카운티 광역 조감도. (자료=대림산업)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