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프라 활용 '도시철도 급행화' 해법 도출
기존 인프라 활용 '도시철도 급행화' 해법 도출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10.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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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연, 운영·건설 분야 연구성과 발표
열차별 '정차역 차등 조절' 방안 등 제시
철도 급행화 연구성과 확산 및 공유 세미나 진행 일정. (자료=철도연)
철도 급행화 연구성과 확산 및 공유 세미나 진행 일정. (자료=철도연)

철도기술연구원이 기존 도시철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열차 운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급행화 전략을 도출했다. 같은 노선에서 열차별로 정차역을 달리 운영해 2~3개 역을 건너뛰게 하거나 기존 구조물을 유지한 채 열차 대피선로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 원장 나희승)은 23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철도 급행화 연구 추진성과 확산 및 공유 세미나'를 연다고 밝혔다.

철도연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철도운영 및 건설 분야의 급행화 방안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시·광역철도 운행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울 지하철 9호선처럼 급행과 일반철도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대피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노선에서 새롭게 대피선을 건설하는 데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도시철도 운영을 멈출 수 없는 제약이 있다.

이에 따라 철도연은 도시철도 운영방식 개선을 통한 해법인 '정차패턴조합 운영방식'과 건설공법 개선을 통한 해법인 '도시철도 운영 중 대피선 급속시공 기술'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차패턴조합 방식은 같은 노선에서 A·B 두 패턴의 열차가 정차하는 역을 달리해 정차시간을 줄임으로써 급행화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10개 역으로 된 노선에서 A패턴 열차는 1·2·4·5·7·8·10번째 역에 정차하고, B패턴 열차는 1·3·4·6·7·9·10번째 역에 정차하면, 출발점에서 종점까지 3개 역을 건너뛰는 급행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공동 정차역인 1·4·7·10번째 역을 활용해 A·B패턴 열차 간 환승도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별도 대피선 건설 없이 신호시스템만 개량해 약 10%의 통행시간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차패턴조합 운영방식 예. (자료=철도연)
정차패턴조합 운영방식 예. (자료=철도연)

오석문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정차패턴조합 방식을 서울 지하철 5호선에 적용할 경우, 현재와 동일한 조건에서 출퇴근 시간을 12% 줄일 수 있다"며 "여기에 신호 시스템 개량이 더해지면 약 8.1%의 통행자 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총 통행시간을 1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운영 중 대피선 급속시공 기술은 열차 운영을 중단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하면서 철도 급행화에 필요한 대피선을 건설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터널을 굴착하는 파이프 루프 공법을 통해 기존 구조물을 보호하면서 터널 단면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또, 기존 터널과 대피선에 의해 신규 터널을 안전하게 병합하는 기술과 무진동으로 암석을 파쇄하는 기술, 좁은 공간에서 철도 분기기를 급속으로 시공하는 기술 등이 적용된다.

사공명 철도연 궤도노반연구팀장은 "운영 중 대피선 급속시공 기술은 분당선, 일산선, 과천선 등 현재 추진 중인 급행화 사업의 기술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