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다 드라이버의 ‘운수 좋은 날’
[기자수첩] 타다 드라이버의 ‘운수 좋은 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0.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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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일부 드라이버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수 좋은 날’을 맞았다. 일부 드라이버들에게 차량 호출이 몰리면서 잠시도 쉴 틈 없이 일거리가 몰렸다. 언제든지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진 드라이버들도 있었다.

타다 드라이버들의 운수 좋은 날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작은 배차시간 조정이었다. 그동안 타다는 이용자 수요에 따른 탄력적인 운행과 효율화를 이유로 드라이버들의 차량 운행 시간을 조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기미가 나타났다. 운행시간이 수요가 많을 때로 옮겨지는 게 아니라 1∼2시간씩 줄어드는 것이다. 근무 요일도 신청한 날짜 모두 일할 수 없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근무신청을 하면 월·화·수요일만 배차를 내주는 식이다.

타다 드라이버들 사이에선 “이러다가 일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등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같은 불안은 일부 현실이 됐다. 타다는 일방적으로 기사 공급업체에 근무시간 단축과 인원 감축을 통보했다.

타다에 드라이버를 공급하는 한 업체는 드라이버들에게 지난 19일과 20일부터 주말 근무가 1시간씩 줄어들고 점심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 평일 10시간 근무는 근무조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일부 차고지 운영시간도 개편되면서 “근무가 불안정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타다가 일방적인 통보로 갑질을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타다의 근무시간 조정에 대한 입장을 늘 마찬가지였다. 이용자 수요에 따른 탄력적인 운행과 효율화라는 것이다.

일부 드라이버 공급업체는 “올해까지만 근무조 개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드라이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최근 타다는 지난 7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수요증가에 맞춰 내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을 1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택시업계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기본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의 증차를 올해 말까지로 유보했다.

하지만 일부 드라이버들은 내년이 되면 국토부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끝내고 다시 증차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카카오 T 벤티’ 등 경쟁사들의 등장에 더욱 불안한 모습이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을 갖고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말한 ‘사회적 책임’이 말로만 그친다면 타다의 실험과 도전은 실패로 끝날 수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