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평가 극명… "뒷받침 전력" vs "민심무시"
文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평가 극명… "뒷받침 전력" vs "민심무시"
  • 허인·고아라 기자
  • 승인 2019.10.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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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내년도 예산안 방향 공감"
나경원 "압권은 공수처를 보챈 것"
오신환 "조국사태 사과 없어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가운데,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인 공감의 뜻을 밝히며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경제 활력에 집중하는 내년도 예산의 방향을 혁신, 포용, 공정, 평화의 네 갈래로 붙여간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국회에서 신속하게 심의하고 필요한 입법을 뒷받침해서 내년도 경기 침체와 경기 하방 위험을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데 대해서는 "공수처법과 관련해 접점을 찾는 게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대외 충격의 큰 파도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민생경제의 방파제,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며 "야당의 초당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도 예산은 경제의 혁신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자 포용의 힘과 공정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라며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국민을 배신하는 국회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민심을 무시했다며 혹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민의 여러 목소리를 엄중하게 들었다고 했지만 광화문의 국민 목소리는 듣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국민이 투쟁했지만 문 대통령의 고집이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하고, 국민 입장에서는 내년에 희망이 없다는 점에서 암울하고, 좌절감을 준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연설의 압권은 다시 한번 공수처를 보챈 것이었다"며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문 대통령의 조급증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의와 협의를 통해 최선을 찾아가는 게 국회"라고 지적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두 달 이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들끓게 만든 조국 전 장관 지명과 임명 강행에 대해 대통령은 책임 인정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유감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공정과 검찰개혁을 국회에 주문하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자화자찬만 있고 반성은 없는 연설이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현미경 심사로 정부예산안을 정밀분석해서 실패한 예산, 불필요한 예산들을 걷어내고 경제위기 대응에 꼭 필요한 예산들만 남기는 옥석가리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불통과 아집으로 국정을 얽히게 한 반성과 사과는 찾을 수 없었다"며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국민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찾을 수 없었던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은 공수처 도입 필요성만 언급하며, 정치개혁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어놓았다"면서 "시정연설이 협치의 새출발이 아닌 정쟁의 불씨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도 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