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정치공방' 비판한 文대통령 "국민통합 진척 없어"
'공수처 정치공방' 비판한 文대통령 "국민통합 진척 없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10.21 17: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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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청와대서 주요 종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
"검찰개혁·공수처 정치공방 이뤄지면서 국민 갈등"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 주요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이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공수처 설치 법안 등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공수처 설치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다'고 평가해 왔지만, 최근 한국당 등 야권의 강한 반대로 이 공방이 격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이 같은 야권의 반대가 국민 여론에도 영향을 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관측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통합'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면에서 나름대로는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고, 또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력해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국 정국'에서 나타난 '광화문-서초동 집회'를 중심으로 드러난 국민적 갈등을 지적함과 동시에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에 정치권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국민통합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조 전 장관 사퇴 직후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런 정치적 갈등은 더 높아지고, 또 그 갈등은 곧바로 국민 사이의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치가 되풀이될 경우 입법이 어려워짐은 물론 권력기관 개혁 동력 자체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정치일정에 휩쓸려 정쟁만 되풀이되면 권력기관 개혁 이슈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이후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읽힌다. 

개혁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정치공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도 엿보인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가 또 하나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들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점"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국민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국민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며 "불법적인 반칙이나 특권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돼 있는 그런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가 아주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조국 정국'이 남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고 국정 장악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