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美, 말 안 듣는 나라 제재… 겁먹고 양보하면 망해” 
北신문 “美, 말 안 듣는 나라 제재… 겁먹고 양보하면 망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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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리비아 언급… “압박 두려워 물러서면 자멸” 강조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묘장 시찰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묘장 시찰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언론이 “미국 등 서방이 말을 안 듣는 나라를 제재로 굴복시키려 한다”며 “이에 겁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제국주의자들의 제제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다’ 제목의 정세론에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은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한걸음의 양보는 열걸음, 백걸음의 양보를 가져오고 종당에는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걸음 양보하기 시작하면 계속 양보만 하다가 결국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라크와 리비아를 그 사례로 언급했다. 신문은 “제국주의들이 위협과 공갈, 제재압박이 두려워 동요하면서 물러서다가는 국권을 유린당하게 되며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를 수십 년 지배했던 사담 후세인은 유엔의 무기 사찰을 수용했음에도 미국의 침공 이후 권력을 뺏기고 사형됐다. 또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핵무기를 폐기하고 몇 년 되지 않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은신 도중 사살됐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재제를 가하는 것은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의 경제를 혼란시키고 민심을 불안케 하여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저들에게 예속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은 그 누가 가져다주거나 지켜주지 않는다.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에 대한 인민의 분노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은 미국 등의 제재문제를 직접적으로 날카롭게 비판한 모습이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미국에 비난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17일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낸 반면 북한은 미국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견제가 거세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