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예산전쟁’보단 지혜 모아라
[사설] 국회 ‘예산전쟁’보단 지혜 모아라
  • 신아일보
  • 승인 2019.10.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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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국회가 ‘조국 국감’을 일단락하고 22일부터는 ‘예산전쟁’에 돌입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는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재정확대 효과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팽팽해 또 한 차례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는 22일 정부로부터 513조5000억원 규모의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청취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11월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했지만 12월2일인 본회의 처리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당인 민주당은 ‘원안사수’를, 야당은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글로벌경기 둔화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를 이유로 적극적인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과의 경제적 마찰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균형재정’만으로는 어려워 확장적이고 즉각적인 재정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인 한국당은 올해 예산보다 44조원이나 늘린 예산안 편성은 심각한 ‘재정중독’이란 지적이다. 이런 슈퍼예산엔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선심성 퍼주기’ 예산도 배치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통계청과 OECD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60.8%로 통계가 업데이트된 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10번째로 높았다.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국가인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7개국 중에서는 2번째로 높았다. 3분기에 한국의 OECD 내 고용률 순위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계절 조정을 하지 않은 한국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8월 61.4%, 9월 61.5%로 동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8월은 1997년 이후, 9월은 1996년 이후 최고치 기록이다. 

하지만 이런 경제지표 개선이 재정확장의 정책효과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최근 두 달 간 30만〜40만 명대의 취업자 증가는 노인 일자리 사업, 청년 고용장려금 지급 등의 정책 효과가 분명히 기여했지만 지난해 바닥수준이던 고용률에 대한 기저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고용 흐름이 지속할지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돼 노인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데다, 올해 고용 호조로 인해 기저 효과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글로벌경기 둔화가 확실히 감지되는 상태에서 빨간불이 켜진 한국경제의 현실을 직시하면 균형적 재정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결론이다. 지금은 재정 확장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다만 확장적 재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철저한 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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