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31] 셀트리온, 세계시장서 의약품 패권 각축
[신아-50대기업 해부31] 셀트리온, 세계시장서 의약품 패권 각축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0.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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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 등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선도…케미컬 의약품도 도전장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 직간접 고용 11만명 등 청사진 제시
셀트리온그룹은 창립 20년도 채 안 돼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Top10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그룹은 창립 20년도 채 안 돼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Top10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사진=셀트리온그룹)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 8조8330억원인 재계 42위 셀트리온그룹은 창립한 지 20년도 안 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톱(Top)10에 든 것은 물론,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룹은 ‘램시마’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를 비롯해 연구개발 중인 항체 바이오신약과 케미컬의약품으로 세계 의약품 산업의 중추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서정진의, 서정진에 의한’ 기업

셀트리온그룹은 대우자동차(현 한국GM) 영업사원이었던 서정진 회장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분야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2000년에 단 2명으로 시작된 회사다. 공식 설립일은 2002년 2월26일이다.

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충북대코스메틱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셀트리온충북대바이오메딕스 △티에스이엔씨 △티에스이엔엠 등으로 구성됐다.

그룹의 지분 꼭대기엔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이 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95.5% △셀트리온스킨큐어 697% △셀트리온헬스케어 35.7%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와 셀트리온의 지분을 각각 100%와 20% 보유 중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충북대코스메틱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각각 2.1%와 50.0%, 1.4% 보유 중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 지분 55.0%와 셀트리온충북대바이오메딕스 지분 50.0%를 확보했다.

티에스이엔씨는 총 60.0%의 지분이 있는 티에스이엔엠의 최대주주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홀딩스 등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이미지=공정위 재구성)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홀딩스 등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이미지=공정위 재구성)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와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운영지원담당 이사가 각각 근무하고 있다. 서진석 대표와 서준석 이사의 그룹 보유지분은 0%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승진인사에서 서준석 이사가 명단에 들면서 2세 경영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승진인사에 앞서 서정진 회장은 “2020년 말 은퇴하겠다”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차원에서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이사회 의장직은 아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룹은 “서준석 이사는 생산규모를 늘리는 부분을 지원하는 운영지원실의 업무를 맡아왔으며 이에 대한 역할비중이 커져 승진한 것일 뿐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국 바이오 1번지 1호 기업…생산규모만 19만L

셀트리온그룹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바이오신약의 개발, 항체 의약품 계약생산(CMO)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은 현재 1800여명의 고급인력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특히,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회사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신도시 1호 기업이다. 이곳엔 셀트리온그룹의 본사를 비롯해 1공장, 2공장 등이 모두 들어서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그룹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신도시 1호 기업이다. 이곳엔 셀트리온그룹의 본사를 비롯해 1공장, 2공장 등이 모두 들어서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

본사는 세계적인 첨단바이오클러스터로 구축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신도시에 있는데, 셀트리온그룹이 IFEZ 1호 입주기업이다.

이곳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수의약품제조와 품질관리 기준(cGMP) 인준을 받은 5만리터(L) 규모의 1공장과 9만L 규모의 2공장이 들어서 있다. cGMP는 미국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려는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생산(설비)기준이다.

그룹은 제품 포트폴리오 증가에 따라 1공장 5만L 증설을 완료하고, 2019년 3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그룹은 1공장을 최대로 가동해 ‘램시마’를 생산할 경우, 약 450억원 상당 항체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1공장을 증설하고 가동에 들어간 만큼 기존 1·2공장과 마찬가지로 cGMP 인증 획득을 위한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12만L 규모의 3공장과 관련해선 현재 부지 선정과 증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외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서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두각

셀트리온그룹은 부작용이 적고 효능은 뛰어나면서도 경제적인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해 2002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그 결과, 그룹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를 비롯해 혈액암 치료제인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의 개발에 성공했다.

‘램시마’는 2012년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허가를 획득했으며, 2013년 8월말 유럽 EMA(의약품청)의 제품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6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제품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는 올해 9월 유럽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이에 그룹은 ‘램시마’와 ‘램시마SC’로 45조원 규모에 달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유럽 EMA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트룩시마’는 2017년 2월 유럽 EMA로부터 허가받아 그 해 4월 영국을 시작으로 공식 글로벌 론칭을 시작했다. 미 FDA로부터는 2018년 11월 승인을 받았다.

‘허쥬마’는 2018년 2월 유럽 EMA 승인을 획득해 유럽 내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개시됐다. 미국 FDA 제품허가는 2018년 12월에 이뤄졌다.

(사진 왼쪽부터)셀트리온그룹의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셀트리온그룹은 이 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속속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독감치료제 등의 신약도 개발 중이다.(사진=셀트리온그룹)
(사진 왼쪽부터)셀트리온그룹의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셀트리온그룹은 이 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속속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독감치료제 등의 신약도 개발 중이다.(사진=셀트리온그룹)

한편, 그룹은 자체 바이오신약 연구 및 개발역량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종합독감 항체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CT-P27’이다. 이는 여러 아형의 인플루엔자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으로, 최근 임상 2b상에 들어갔다.

그룹은 이외에도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ADC 기술을 적용한 유방암 치료제 ‘CT-P26’ △독감백신 ‘CT-P25’ △B형 간염 치료제 ‘CT-P24’ △광견병 치료제 ‘CT-P19’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개발하고 있다.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 11만개 일자리 창출 등 로드맵 구축

셀트리온그룹은 2030년까지 약 40조원의 재원을 투자하고 직·간접적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명실상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선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시밀러 20개 이상을 개발하고, 신규 치료 기전을 도입한 신약을 확보하는 데 16조원을 투자한다.

또 5조원을 투입해 연간 바이오의약품 원료의약품 1500배치(100만L)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충하고, 연간 1억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완제의약품 생산 환경을 구축한다.

여기에 글로벌 유통망 확충과 스타트업 지원에도 4조원을 투입한다. 그룹은 글로벌 유통망 구축과 관련해 2019년까지 유럽, 2020년까지 아시아 남미 등 기타지역, 2021년까지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 캐나다에 직판 체계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케미컬의약품 사업은 충북 오창에 위치한 셀트리온제약을 주축으로, 50여개 파이프라인 운영 등 기술도입·자체개발(4조원)과 생산설비 확충(1조원) 등에 총 5조원이 투입된다.

U-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 개발(4조원)과 의료데이터·인공지능(6조원)에 집중 투자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그룹이 투자하는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그룹은 특히, 의약품 사업 실현을 위해 약 2000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신규 채용한다. 바이오·케미컬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에도 약 8000명의 채용한다. 1만여명의 직접 고용이 발생할 것이란 게 그룹의 설명이다.

여기에 원부자재 국산화와 4차 산업 진출과 관련된 업종 전반에 걸친 10만여명의 간접 고용효과까지 고려하면 총 11만명이 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송도 바이오밸리 조성 △주요 원부자재의 국산화 △스타트업 지원·상생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구축 △국내 제약사의 수출 활로 개척 위한 글로벌 유통 시스템 구축 등도 추진한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은 한국 바이오제약산업의 선도기업으로서 국가의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전 세계 인류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업을 만든다는 창업 정신과 기업 철학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