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듀랑고’ 역사의 뒤안길로…유저·업계 “아쉽다”
넥슨 ‘듀랑고’ 역사의 뒤안길로…유저·업계 “아쉽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10.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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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만이 할 수 있었던 시도” 독창적인 게임성에 착한 과금 호평
(이미지=넥슨)
(이미지=넥슨)

넥슨의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듀랑고’(듀랑고)가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와 유저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듀랑고는 독창적인 소재에 과금 요소도 적은 소위 ‘갓 게임’이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넥슨 만이 할 수 있었던 참신한 시도였던 터라, 이런 결과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넥슨은 지난 16일 듀랑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2월18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듀랑고 개발 총괄을 맡은 이은석 왓 스튜디오 PD는 “여러분과 함께 걸어왔던 길이 마지막 도착점을 맞이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죄송하고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부터 약 6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작년 1월 론칭한 게임이 1년 11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 끝에 사업적인 판단으로 종료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서비스 종료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를 두고 비용대비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듀랑고는 자유도가 높은 ‘오픈월드’로 구현돼 여타 게임보다 유저 수 대비 서버가 훨씬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와 듀랑고를 즐겼던 유저들은 서비스 종료에 아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듀랑고는 출시 전부터 참신한 시도로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듀랑고는 미지의 사고로 공룡이 사는 세계에 불시착한 현대인들의 생존기를 담은 게임이다. 검과 방패, 마법 등이 나오는 일반적인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달리, 듀랑고에선 돌과 갈대, 나무막대 등을 직접 채집해 무기와 옷, 집 등을 제작한다. 

반복되는 채집, 생산 콘텐츠에 지겹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상당수 유저들이 그간 시도하지 않은 방식이란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놨다.

특히 듀랑고는 과금을 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 없이 설계해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비판받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착한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 구글 플레이 내 ‘듀랑고’ 리뷰 란을 살펴보면 서비스 종료 발표 후 ‘이런 게임은 정말 보기 힘들다’, ‘서비스를 종료하지 말아달라’는 응원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는 넥슨 말곤 거의 없다”며 “듀랑고로 신 장르를 개척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듀랑고는 서비스 종료까지 두 달가량 남았지만, 오히려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유저들이 요구했던 ‘악기연주’ 콘텐츠를 비롯해 엔딩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스토리’ 등이 있다.

이 PD는 “서비스 마지막까지 듀랑고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며 “종료 후에도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