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공지능(AI) 대입에 활용돼야 
[기자수첩] 인공지능(AI) 대입에 활용돼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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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채용 면접에 ‘인공지능’이 도입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업이 미리 입력한 인재 데이터에 따라 지원자를 평가한다. 면접자 답변에 대한 분석은 물론 면접자의 목소리, 표정, 얼굴색 등을 읽어 면접자의 성향, 적성, 인성 등을 꽤 정확하게 판별한다.

인공지능 면접의 가장 큰 장점은 면접관의 주관적 개입이 아닌 기계의 객관적 판단으로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동시에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기업들 사이에서는 면접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인공지능의 우수성을 줄곧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벌어지는 대입에도 활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

대입은 크게 정시와 수시 전형으로 이뤄진다. 정시는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수시는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 특기자 등 전형이 있는데 대부분 서류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대입 공정성 문제는 대부분 수시에서 발생한다. 가장 논란의 소지가 되는 건 자기소개서다.

그간 자기소개서와 관련해 남이 적은 글을 그대로 옮겨 적거나, 대필을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해왔다. 또 수상실적 등 학교 활동을 평가할 때 어떤 실적을 더 높게 볼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면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면접은 사람 대 사람의 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서류 단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표절된 자기소개서를 거를 수 있다. 면접에서는 기업의 적용사례처럼 질의응답과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한 자를 1차적으로 필터링할 수 있다.

이미 인공지능 도입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들도 있다. 최근 경복대가 최초로 수시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하기로 했고,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적용했다. 육군사관학교는 내년부터 면접에 도입한다. 

물론 인공지능도 한계점은 있다. 일례로 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만을 가지고 평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정성을 저하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100% 대입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시도해봄직 하다.

불공정 입시에 따른 국민 불신은 임계점에 이르렀다. 입시 불신을 한 뼘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발전된 기술의 힘을 빌려야 할 때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