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할머니, 전 재산 기부하다니
떡볶이 할머니, 전 재산 기부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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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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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훈훈한 이야기를 전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가 그것도 기초생활 수급자인 80-90대 할머니 셋이 하루하루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벌이고 있는 유산기부운동 ‘행복한 유산 캠페인’에 기꺼이 동참 했다는 것이다.

서울 금천교시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93세 김정연 할머니가 전세금 예금 등 2300만원을 내놓았으며 92세 배복동 할머니와 85세 박부진 할머니가 전세금 500만-900만원을 내놓았다고 한다.

아흔을 훌쩍 넘긴 고령으로서 떡볶이를 팔고 식당일을 하며 어렵사리 모은 전 재산이다.

보도에 의하면 할머니들은 전 재산기부 전에도 수해 복구지원금 장학금과 불우 이웃돕기 성금을 수시로 내놓았다고 한다.

이 할머니보다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면서도 재산축적에만 신경 쓰느라 이웃의 어려움에 눈감아온 대다수 보통 사람들로서는 할머니 앞에서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게 됐다.

깊어지는 경제위기로 살림살이는 팍팍해지지만 기부문화는 오히려 확산 되고 있다.

이는 우리국민의 또 다른 저력이다.

특히 최근 기부행위가 조건 없이 소액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바람직 한 현상이다.

급여에서 1000원 단위의 끝전을 모으는 ‘우수리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이 매년 20%안팎이 늘어난다고 한다.

신한카드 직원들은 이 돈을 모아 소아암어린이 돕기에 나섰고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부터 이를 실천 해오고 있다.

고정소득이 있는 중간 계층 참여가 늘수록 기부의 근간은 더 튼튼해지게 마련이다.

우리사회에서 기부에 나서는 이들의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구미 각국의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가진 이들의 기부선행은 다분히 자기 보호적인 면이 없지 않다.

이웃으로부터 듣게 되는 공연한 원망과 질시를 이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함으로써 결국 자신의 안녕을 도모하려는 속내가 숨어있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 주라고 말하지만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하지만 이 할머니들의 기부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장기 기증을 비롯한 기부의 가치에 공감 하는 분위기가 확산 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관련 규정을 하루 빨리 정비하고 기부 기증제도 운영 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해 이사회의 기부문화 정착을 앞당겨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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