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 국가기념일 지정 첫 기념식
"모든 권력기관 국민 위해서 존재한다는 상식 명심해야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부마민주항쟁이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첫 기념식이다.
기념식이 열린 경남대는 1979년 10월16일 부산에서 시작된 시민항쟁이 마산으로 확산한 출발점이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남대 도서관 앞에 모인 학생들은 교문이 막히자 담장을 넘어 마산 시내로 나가 시민과 함께 유신철폐 시위를 벌였다.
이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면서 "(부마민주항쟁)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유신독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마항쟁이 유신체제를 무너뜨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역사적 의미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문 대통령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부마민주항쟁이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4대 민주항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을 강조한 셈이다.
동시에 촛불혁명과 PK 지역의 부마항쟁을 함께 언급하면서 정부의 개혁 작업에 힘을 모아 달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권력기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사실상 검찰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조국 정국'을 검찰개혁을 앞세워 돌파하고 다시 국정운영의 동력을 살려가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PK가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작업을 뒷받침해달라는 호소로도 읽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마항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PK 지역 경제발전 청사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은 '동북아 해양수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남의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도 경남의 풍부한 조선산업 인프라를 활용하고 되살리며 더욱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과 부산, 경남의 도약을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는 지역민심을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PK 지역에서의 지지층 이탈에 대한 염려가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