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발생 한 달…재입식 최소 '반 년'
'돼지열병' 발생 한 달…재입식 최소 '반 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0.1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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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경기 파주 첫 확진 이후
경기 북부·인천 접경지역서 14건 발병
'멧돼지' 폐사체 잇달아 바이러스 검출
ASF 생존력 길어 양돈농가 사육재개 '험난'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 연천의 어느 양돈농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 연천의 어느 양돈농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총 14건이 발생했다. 감염되면 별도의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 100%’에 가까운 돼지열병은 주로 경기·인천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돼지열병의 주된 감염 경로로 꼽히는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도 ASF 바이러스가 잇달아 검출되면서 전방위적인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돼지열병 차단을 위한 살처분 이후 돼지 재입식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양돈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양돈업계에 따르면 돼지열병은 경기 연천과 김포, 파주에서 지속되다가 인천 강화에서만 연달아 5건의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방역당국은 강화 지역에서 사육되는 3만마리 이상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돼지열병은 다시 파주와 김포, 연천에서 재발생했다.

정부는 긴급행동지침(SOP)상 범위 500미터(m)를 뛰어넘어 발생농장 반경 3㎞(킬로미터)까지 돼지를 살처분하고, 중점관리지역과 발생·완충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등 방역조치를 취했다.

특히 돼지열병이 집중 발생한 파주·김포·연천에 대해서는 관내 모든 돼지를 일단 수매하되, 이를 거부하거나 도축에 적합하지 않은 개체는 모두 살처분하는 소거 작전을 돌입했다. 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강원도 접경지역에 대해서도 희망 농가를 대상으로 수매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 힘입어 돼지열병은 이달 9일 연천을 마지막으로 일주일간 잠잠한 상태다. 다만, 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이날 현재 15만4548마리에 이르고 있다.

양돈농가의 집돼지 감염은 어느 정도 소강 국면이나, 최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잇달아 돼지열병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확인되면서 정부의 중점 방역 대상이 더욱 확대됐다.

이미 다수의 전문가들이 국내 돼지열병 발병 전부터 멧돼지를 주요 감염 경로 중 하나로 지목했지만, 환경부와 국방부 등은 최근까지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 게 사실이다.

실제 지난달 파주에서 돼지열병 첫 사례가 확인된 이후 야생멧돼지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환경부는 “해당지역은 평야지대로 멧돼지 서식 가능성이 낮고, 한강을 거슬러 북한 멧돼지가 유입될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부족하다”고 단정지었다.

하지만 이날 강원 철원 원남면 민통선 내 발견된 폐사체까지 포함해 이달 들어서만 야생멧돼지를 통해 7건의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는 당초 멧돼지를 상대로 한 총기사용을 금지했다가, 수차례 ASF 바이러스 검출이 이뤄지고 나서야 엽사와 군(軍)을 투입해 총기사용을 허용했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달 9일 이후 일주일가량 돼지열병이 잠잠하지만, 피해가 극심한 경기 북부지역의 농장들이 돼지 사육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최소 반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돼지열병 SOP에 따르면 발생 농장은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이 경과하고, 단계별 요령에 따라 이뤄지는 60일간의 시험을 무사통과해야 재입식할 수 있다.

즉 돼지열병의 잠복기를 고려해 통상 21일간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21일간 추가 발생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와 양돈업계는 실제로 농가에서 돼지 재입식이 이뤄지기까지는 이보다 더욱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했다는 심각성과 함께 조류독감(AI)·구제역 등 다른 가축질병과 달리 생존력이 긴 것으로 알려졌다”며 “섣불리 재입식을 시도하다가 다시 ASF 바이러스가 전파돼 확산이 우려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돼지 재입식과 관련해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 위원회를 통해 해당 지역과 농장의 수준, 재입식 시험 사육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입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경기 연천군 신서면 양돈농장에서 돼지열병 의심축 신고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과 가축, 차량의 이동통제·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를 취하는 한편,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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