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부마항쟁 기념식 참석… "유신독재 폭력 피해자에 사과"
文대통령, 부마항쟁 기념식 참석… "유신독재 폭력 피해자에 사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10.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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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 국가기념일 첫 기념식
"4.19, 부마, 5.18, 6.10… 어떤 권력도 국민 위 군림할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인 10월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 정부주관 행사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인 10월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첫 정부주관 행사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부마민주항쟁)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10월, 고(故) 유치준 님이 40년이 지나서야 부마민주항쟁 관련 사망자로 공식 인정됐다.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부마민주항쟁이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첫 기념식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부마민주항쟁을 기리지 못하는 동안에도 부산, 창원 시민들은 줄기차게 항쟁기념일을 지켜왔다"며 "저 자신도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고, 이곳 경남대 교정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고,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쉬지 않고, 발전돼왔고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 국민들은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냈고, 정치적 민주주의로 시작된 거대한 흐름은 직장과 가정, 생활 속 민주주의로 확대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또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비록 신군부의 등장으로 어둠이 다시 짙어졌지만, 이번엔 광주 시민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치열한 항쟁을 펼쳤고, 마침내 국민들은 87년 6월항쟁에 이르러 민주주의의 영원한 승리를 이뤘다"며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했다. 

또 "3.15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도, 87년 6월항쟁의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의 불꽃을 되살려 끝내 승리로 이끈 곳도 이곳 부·마"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민주주의의 하늘에는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이 함께 빛나고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는 가운데 확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가 오늘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어제의 노력이 더 발전된 민주주의로 확장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제나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온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숫자로만 남아있는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이제 와서 문책하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작년 설립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 잘 뿌리내려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꽃필 수 있도록 돕고, '부산 민주공원 기록관'과 '창원 민주주의 전당'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항쟁의 역사를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지난해 발의한 개헌안에서 헌법전문에 4·19 혁명에 이어 부마민주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민주이념 계승을 담고자 했다"며 "비록 개헌은 좌절됐지만, 그 뜻은 계속 살려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 기간 연장과 관련자 예우에 대한 법률 제·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창원·부산·경남의 시민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0여년간 창원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선도하고 견인해왔다"며 "민주주의의 성지 창원시가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100년 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선조들이 꿈꿨던 진정한 민주공화국, 평범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적 성취가 국민의 생활로 완성되는 민주주의를 향해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 마침내 모두의 역사로 되살아나 우리 곁에 와있는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국민 모두에게 굳건한 힘과 용기가 돼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