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 848조원 달해
최근 5년간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 848조원 달해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10.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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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5년간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이 약 84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한국은행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과 법인이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한 금액은 7602억달러(한화 약 847조8282억원·2014~2018년 기간평균 원·달러 환율 1115.27원 적용)로 집계됐다.

그중 다시 국내로 송금된 금액은 5045억달러로 국내 수취액이 송금액보다 2557억달러 적었다.

해외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돈의 규모를 법인 종류별로 보면 대기업이 3415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금융법인이 3137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은 540억달러, 공공법인 337억달러, 기타 94억달러, 개인 80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해외 조세회피처에서 국내로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은 금융법인이 215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공공법인 271억달러, 대기업 174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세회피처는 세금이 면제되거나 현저히 경감되는 국가나 지역으로 세제상 우대가 있을뿐 아니라 외국환관리법·회사법 등의 규제가 적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역외탈세 빈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심기준 의원은 “조세회피처를 통한 거래가 모두 역외탈세는 아니지만 유입액을 넘어선 순유출액은 재산을 은닉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들어 재산은닉 수법이 점점 복잡화·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국제거래 분야 관련 세무조사 전문 인력을 양성해 지능적인 조세회피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 집단 13곳이 해외 조세회피처에 총 66개의 역외법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상호출자제한 기정 그룹의 조세회피처별 역외법인 소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케이만군도 소재가 41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파나마 11개사, 모리셔서 5개사, 버진아일랜드 4개사, 마셜군도 3개사, 버뮤다 1개사, 바베이도스 1개사 등으로 파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등은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로 케이만군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버뮤다, 모리셔스, 마셜군도, 바베이도스 등을 지목한 바 있다.

조세회피처 소재 역외법인 수는 SK그룹이 29개사로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은 6개사로 그 뒤를 이었고, 현대중공업그룹 5개사, LG그룹 4개사, 미래에셋 4개사, 현대차그룹 4개사, 한국투자금융 3개사, 대우조선해양 2개사, GS그룹 2개사 등의 순이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