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인 14일 전격 사의하면서 이른바 ‘조국전쟁’은 일단락됐다. 조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는 그의 심경 고백은 처연하게 들린다.
정치권에서는 조 장관의 사의에 대해 ‘예상은 했지만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사퇴 3시간 전만해도 특수부 축소?폐지 방안과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안 등이 포함된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검찰개혁안은 내용은 15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이런 일련의 성과를 자신이 할 수 있는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은 ‘검찰개혁의 도약대’가 되겠다며 검찰개혁이 확실히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께서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 것을 감안하면 더 뚜렷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 사이에 많은 갈등 야기해 매우 송구’하다면서 ‘조국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환상적 조합으로 검찰개혁을 원했지만 꿈같은 희망이 돼버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검찰이 스스로 참여해 검찰개혁의 대상에서 주체로 나선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검찰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야 개혁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조국 장관의 퇴장은 청와대와 여당의 출구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두 당의 격차가 현 정부 들어 최소 범위인 0.9%p로 좁혀졌다. 일간 기준으로는 11일 한국당이 첫 역전을 했고, 중도층에서 처음으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文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0%p 내린 41.4%로 취임 후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결국 조 장관의 퇴장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단지 그의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의 성패는 이제 국민의 지속적인 감시에 달렸다. 당분간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감시가 지속되겠지만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역사가 되풀이 될 것 같은 기시감이 두렵다. 검찰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국민적 호응이 있을 때는 ‘국민검사’로 칭송받았고, 국민의 뜻과 달리 권력과 유착될 때는 ‘정치검찰’로 힐난 받았다. 검찰이 개혁적 행보를 보이겠지만 패스트트랙 등 중요한 수사가 아직도 산적해 있다. 그동안의 나쁜 병폐를 단절하고 국민의 검찰로 자리 매김 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