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미들에게 ‘그림의 떡’ 공매도 개선 시급
[기자수첩] 개미들에게 ‘그림의 떡’ 공매도 개선 시급
  • 이고운 기자
  • 승인 2019.10.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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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에게는 있으나마나한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를 기점으로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하기 위해 한국증권금융의 대주 종목 선정기준이 완화했고 올해 4월부터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차입해 이를 개인 공매도용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문제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예탹결제원의 주식 대차시스템을 통해 언제든지 다른 기관의 주식을 빌릴 수 있는 반면 신용도나 상환능력이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금력이 풍부한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활용해 특정 종목에 매도 주문을 쌓아두는 식으로 시장을 왜곡해 증시 불안정을 야기하고 주가 폭락의 결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폐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공매도가 주식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개별 주식의 적정 가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를 악용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당국의 감시·감독은 형식적인 수준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매도가 증시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주범인 이상 금융당국은 최소한의 시장건전성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공매도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lg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