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이슈] 한수원, 원전 계획예방정비 3년간 823건 누락
[국감 핫이슈] 한수원, 원전 계획예방정비 3년간 823건 누락
  • 허인 기자
  • 승인 2019.10.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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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 이훈 민주당 의원, 한국수력원자력 제출자료 분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3년간 계획예방정비 항목을 823건이나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진행됐던 원전 계획예방정비(Overhaul)에서 정비항목을 823건이나 누락했다. 

원전의 계획예방정비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해 일정기간마다 원전 가동을 멈추고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정비로, 원전의 지속적이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실시된다. 

계획정비는 정비 항목마다 점검수행주기가 있으며, 주기는 항목마다 다양하게 규정돼 있다.

한수원에서 계획예방정비 작업항목을 선정할 때에는 자체 정비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계획예방정비 작업항목을 선정하고, 검토과정을 거쳐 작업항목이 확정되면 작업오더를 생성하도록 돼 있다. 

작업항목을 확정한 이후라 하더라도 추가 작업항목 필요시 시스템을 활용, 작업항목을 직접 생성·발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3년간 한수원에서는 823건에 해당하는 작업항목에 대한 예방정비를 수행하지 않고 건너뛰었다. 

△이전작업 수행이력의 확인불가로 누락, 이후 수행주기를 재등록해야 했던 경우가 313건으로 가장 많았고 △ 단순 작업누락 203건 △ 시스템오류로 작업항목 누락이 189건이었다. 

특히 항목별 안전등급도가 높은 A와 B 등급에 해당하는 등급의 항목누락건도 198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의 '기능적중요도결정 지침'에 따르면 효율적인 예방정비 시행을 위해 각 기기별 설비등급, 중요도, 운전 빈도 및 운전환경을 고려해 기능적 중요도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에 정비항목별 중요도 등급코드를 A, B, C, X까지 4가지로 분류해 운영 중이다. 

이 중 A등급과 B등급은 원자로의 안전 및 발전소 운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기로서 고장발생 시 발전소 출력 감발, 원자로 정지 등 발전소 안전 및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기기로 정의된다.

또한 작업누락이 가장 많이 발생한 원전은 월성원전으로 밝혀졌다.

이 중 월성3호기가 전체 누락 823건 중 1/4에 해당하는 221건의 누락 건을 보여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월성4호기가 137건, 월성2호기 94건, 월성4호기 64건 등 월성호기만 전체의 60%를 넘는 516건의 누락을 기록했다.

누락해 건너뛴 작업주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주기마다 점검해야하는데 누락한 경우가 21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중 A등급에 해당하는 누락 건이 64건, B등급이 19건으로 A와 B등급이 83건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원전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한 운영 및 안전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계획예방정비가 정말 중요하다"며 "이와 같이 800건이 넘는 작업항목 누락이 있었다는 것은 안전관리에 소홀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요등급 A, B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점검이 제 때 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은 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어지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한수원은 이에 대해 시스템 보강과 직원들의 검수를 강화했다고 하지만, 계획예방정비가 수십만 건의 항목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백과 누락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축할 순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체계적이고 다층적인 검증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정비에선 또 이와 같은 누락사례가 발견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