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유료방송 성장을 저해하는 ‘나쁜 말’
[데스크 칼럼] 유료방송 성장을 저해하는 ‘나쁜 말’
  • 신아일보
  • 승인 2019.10.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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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재 산업부 부장 
 

남녀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의 개성을 밟지 않고, 성장을 돕는 교육 방식을 종종 고민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각종 매체나 서적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좇게 되는데, 종종 부모의 ‘나쁜 말’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된다.

그들의 말을 나름 종합하면, 부모의 ‘나쁜 말’은 아이의 개성을 해치고 꿈을 가로막을 수 있다. ‘나쁜 말’은 부모의 생각을 아이에게 먼저 주입시키는 게 골자다.

가령, 부모가 아이에게 “너는 씩씩하니까 울면 안 돼”라든가 “너는 몸이 약하기 때문에 힘든 운동을 해서는 안 돼”라는 말은 부모의 잘못된 교육방식이다.

바꿔 말하면 아이가 우는 이유를 먼저 물어보고 적절한 조언을 전한다든지, 운동이 힘들어도 아이에게 응원의 말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좋은 교육 방식인 셈이다.  

같은 맥락으로 최근 국내 유료방송 업계의 현실을 바라보자니, 한 숨이 절로 나온다.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의 등장으로 보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였지만, 정부는 유료방송에 개성을 억누르는 정책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내 유료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고집하고 있다. 공공성은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사적 이해를 넘어 형성되는 국가 또는 사회 공유의 특성이며, 공익은 현 시대 개인이해의 합이 아닌, 지역적 특수성을 뛰어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유료방송, 특히 뉴미디어 환경에서 지역성을 강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케이블TV(SO)의 경우, 경쟁력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케이블TV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기반으로 한 KBS 등의 공중파 채널이 아닌, 이익을 좇는 사업자지만, 공공과 공익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개성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 유료방송업계는 정부가 강조하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신경 쓰다 보니, 채널 편성에 대한 개성은 사라져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에선 이에 더해 지역성 강화를 위한 논설과 논평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는 볼멘소리가 여전하다.

이런 사이에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들의 개성은 점차 또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콘텐츠의 자율성과 경쟁력 모두 시간과 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가 불법·유해 콘텐츠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유튜브 불법·유해 콘텐츠 352개를 분석한 결과, 유튜브가 자체 조치한 것은 58개(16.5%)에 불과했고, 294개(83.5%)는 유튜브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위반 내용별로는 차별·비하, 불법무기류 등 기타 법령 위반 콘텐츠가 333개로 가장 많았고, 권리침해(8건), 성매매·음란(6건), 불법 식·의약품(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나 플랫폼 사업자를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정부는 국내 유료방송에 대해 공공성과 공익성을 강조하며 개성을 해치지만,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선 자율경쟁 환경을 조성해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는 지적도 할 수 있다.

정부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이유로 유료방송의 개성을 통일해선 안 된다. 

정부가 강조하는 공공성과 공익성은 불법·유해 콘텐츠를 가려내는 잣대로 필요하겠지만, 유료방송업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나쁜 말’이 될 수도 있다.

/나원재 산업부 부장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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