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 장관, 공과 사 구분하라
[사설] 조국 장관, 공과 사 구분하라
  • 신아일보
  • 승인 2019.10.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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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오는 18일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에 대한 첫 재판절차를 시작으로 25일에는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 30일에는 '버닝썬' 사건에 이어 사모펀드 연루 의혹을 받는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전 대표 정모씨에 대한 첫 공판이 시작된다.

측근들이 잇따라 법원에 출두하는 상황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현 법무부 장관은 조국이다. 공과 사가 철저히 구분하겠다고는 하지만 조 장관의 버티기로 철저한 수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국민들의 염려가 커지고 있음은 물론 권익위원회 역시 비슷한 소견을 밝힌바 있다.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조 장관의 위치가 부인의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대한민국은 둘로 갈라졌다. 주말인 12일 ‘조국 수호’ 피켓을 든 집단과 ‘조국 파면’ 피켓을 든 집단이 모두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일대로 모였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이날  검찰 개혁과 조 장관 수호를 주장하며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주변도로는 넘쳐나는 인파로 가득 찼다.

바로 길 건너에서는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맞불 집회’가 진행됐다. 우리공화당은 낮 12시30분부터 서울역에서 ‘조국 구속 태극기집회’를 연 데 이어 이후 오후 4시부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서울성모병원 앞으로 장소를 옮겨 2부 집회를 열었다. 서울성모병원 정문 앞에서 국립중앙도서관 앞까지 이르는 7개 차로 약 250m를 차지한 우리공화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누가 태극기를 들고 누가 촛불을 들었는지도 모를 만큼 말이다. 얼마 전까지 명확했던 집회 색은 어느 순간 혼탁하게 섞여 회색빛을 띠고 있다. 한발 멀리서 집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가슴속엔 답답함만이 남을 뿐이다.

조 장관과 같이 참여연대 출신인 박은정 권익위원장 마저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함께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거쳤고 조 장관처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냈다. 하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국민들의 시선과 같이 권익위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버티고 있겠다는 것인가. 부인이 검찰에 4차 소환돼 17시간의 조사를 받았다. 이튿날 남편은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 참석해 검찰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이 무슨 막장드라마 같은 일인가.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