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하기비스' 日 강타… 인명피해 등 속출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 日 강타… 인명피해 등 속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0.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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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 사망·행방불명… 기록적 호우로 제방붕괴 침수
우리나라도 간접영향… 동해안·남해안 등 강풍 특보
12일 도쿄 인근 이치하라에서 강풍으로 집이 부서지고 전봇대가 쓰러져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2일 도쿄 인근 이치하라에서 강풍으로 집이 부서지고 전봇대가 쓰러져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대형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곳곳에 큰 피해를 입혔다.

13일 NHK에 따르면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일본 시즈오카 현 이즈반도에 상륙해 밤새 간토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뒤 후쿠시마 현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하기비스가 상륙하자 기상청은 전날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등의 13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경보 중 가장 높은 '폭우 특별 경보'를 발표했다.

특별 경보는 일본 기상청의 5단계의 경보 체제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재해가 이미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극히 높은 상황'에 발표된다.

태풍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현재는 이와테 현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제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께 태풍이 소멸해 온대성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례로 가나가와 현의 인기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마에는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1001㎜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NHK는 이번 태풍 상황을 "수십년 사이에 가장 위험한 폭우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최대급의 경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태풍의 위력에 일본 열도 곳곳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 지역에는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기록적인 호우에 역내 하천과 강은 범람하거나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이날 오전 6시께 나가노시 호야쓰 지구의 하천 시나노가와의 제방 일부가 붕괴해 주변 마을이 물에 잠겼다.

인명피해도 컸다. NHK는 이날 5시30분 기준 태풍으로 인해 사망자 4명, 행방불명자 17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부상자는 99명으로 보도됐다.

피난민도 많았다. 피난 지시와 피난 권고 대상자는 1089만명이나 되고, 여기에 피난 준비 대상을 합하면 2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도쿄전력 관내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미 도쿄도와 시즈오카현 등에서 43만500호에 전력공급이 끊겼다.

재해 피해가 예상될 경우 미리 운행 중단을 결정하는 '계획 운전 휴지(중단)'의 시행으로 철도와 공항은 운행 정지와 운항 중단에 들어가 교통기능이 대폭 제한됐다.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도메이 고속도로를 비롯해 주요 고속도로도 구간별로 폐쇄돼 도시간 육상 교통로 마비됐고, 상업시설 등도 휴업하거나 철시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일부 지역에서 하기비스의 간적접인 영향을 받았다.

전날 오전 동해선 부산 구간 전동열차는 강풍 피해로 전차선이 끊어지면서 운행 차질을 빚었다가 9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이 사고로 전차선이 끊겨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동해선 운행이 전면 중단돼 열차 11편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같은 날 수영구 남천동 도로에 대형 현수막이 바람에 날려가 출동한 소방당국에 치우는 등 이날 하루에만 28건의 크고 작은 바람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울산과 경남에서도 행인이 넘어져 구급대가 출동하고 구조물을 고정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이날에도 하기비스의 간접 영향으로 동해안과 남해안 곳곳에는 강풍 특보가 내려졌고, 제주도와 전남 남해안, 경상 해안, 강원 영동에도 강한 바람이 예고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