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물럿거라'…불황 속 선방
빅3‘물럿거라'…불황 속 선방
  • 최경녀기자
  • 승인 2009.03.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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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2월 美시장서 점유율 7.6% 역대 최고치
GM -53.1%, 크라이슬러-44.0%, 포드-49.5% 각각 하락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쟁사인 제너럴 모터(GM) 등 미국 빅3와 도요타 등 일본 빅3업체들의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반토막 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소형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7.6%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4.4%, 기아차는 3.2%이다.

현대차의 2월 미국 판매량은 총 3만621대로 전년 동기(3만1090대) 대비 1.5% 감소했지만 전월(2만4512대)보다는 24.9% 성장했다.

기아차의 2월 미국 판매량은 총 2만2073대로 전년 동기(2만1988대) 대비 0.4% 증가했으며 전월(2만2096대)보다는 0.1% 감소했다.

반면 오토모티브에 따르면(추정) 미국 빅3업체의 2월 판매량은 GM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53.1%, 크라이슬러 44.0%, 포드 49.5% 하락했다.

일본 빅3업체인 토요타는 39.8, 닛산 37.1%, 혼다 38.0%가 감소하는 등 모두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우위를 차지했다.

불황속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바로 소형차다.

2월 현대 베르나(수출명 엑센트)는 4334대가 팔려 지난해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현대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도 8899대가 팔려 31.8% 증가했다.

경치 침체와 함께 유가가 급등하면서 기름을 적게 먹는 소형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소형차 판매량 급증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HIS)로부터 '최고 안전한 차량'(Top Safety Pick)에 선정된 제네시스도 2월 1197대가 판매돼, 지난해 8월 본격 판매 개시 이후 7개월 연속 1000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고급차 시장이 경기 불황으로 휘청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가 초기부터 강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이미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월 중국서 3만2008대를 판매했다.

전월 3만5183대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전년 동월 1만8583대에 비하면 무려 72.3%나 늘어난 수치다.

1~2월 누적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38.1% 늘어났다.

기아차는 2월 중국서 1만506대를 판매해 1월 1만8대에 비해 5.0% 늘어난 판매량을 자랑했다.

이처럼 현대자동차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9시 31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01%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1.43%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일 4.36% 상승한데 이어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채희근 연구원은 4일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2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41.3%나 감소했다"며 "하지만 현대차는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채 연구원은 또한 "시장점유율은 전월의 3.7%에 이어 2월 4.4%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차를 구입한 고객이 1년 안에 실직이나 파산, 건강상 이유 등으로 차량운영이 어려워지면 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과 광고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시장 판매는 72.3% 증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고, 인도시장 판매도 47.4% 증가했다"며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화약세와 중소형차종 강점을 무기로 한 현대차의 선전이 단연 돋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측은 금융위기로 경기 불황 속 현대차의 선전을 두고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현대 어슈어런스 ▲실직 시 3개월간의 할부금 대납을 통한 소비자의 재취업 기회를 배려하는 현대 어슈어런스 플러스 프로그램 제공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제네시스 최고 안전한 차량 선정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