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 유상증자 두고 3세경영 승계설 '모락모락'
아모레G 유상증자 두고 3세경영 승계설 '모락모락'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0.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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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유상증자 이후 핵심계열 아모레퍼시픽 지분 매입
오너 3세 서민정씨 이달 1일 회사 복귀, 재원 마련 해석
아모레퍼시픽그룹 오너 3세 서민정 프로페셔널.(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오너 3세, 서민정 프로페셔널.(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G) 유상증자와 핵심계열인 아모레퍼시픽 지분 매입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기업지배구조강화가 목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한편에선 3세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G는 지난 10일 신형우선주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동시에 아모레퍼시픽 지분 2000억원 규모 추가매입을 공시했다.

아모레G는 신형우선주(기명식 전환우선주) 709만2200주를 2만8200원, 총 2000억원 규모로 신주 발행한다. 이는 의결권이 없으며 10년 후 보통주 1주로 전환 가능하다.

아모레G는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 중 1600억원을 아모레퍼시픽 지분 추가 매입에, 400억원을 오설록 사업 투자에 각각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아모레G는 신형우선주 일반 공모 청약종료일의 다음날부터 2020년 12월11일까지 기간 내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장내 매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 지분은 기존 35.4%에서 37.7%로 확대(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G의 이 같은 유상증자와 지분 매입에 대해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번 유상증자와 지분 매입이 결국 오너 3세인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과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전략이란 것이다.

서민정 프로페셔널은 이달 1일자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복귀했다. 앞서 2017년 1월부터 6개월간 경기 오산공장 SCM SC 제조 기술팀에서 근무하다 중국 장강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2년 만에 회사로 돌아왔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서경배 회장을 이어 아모레G를 이끌 서민정 프로페셔널의 경영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6년 발행한 아모레G2우B는 아모레G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민정씨에게 증여한 전환우선주”라며 “2016년 12월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민정씨가 아모레G 2.9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보통주 대비 30~40% 싼 신형우선주를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표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주가 부양 의지가 담긴 것처럼 보이나 결국 승계가 목적인 신형우선주의 발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승계를 위한 유상증자와 지분 매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민정씨가 최근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 영업 유닛으로 합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며 “그렇다고 이번 아모레G 유상증자가 승계를 염두한 것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서민정씨가 최대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약 17만주에 그치며 발행 후 10년이 되는 날 보통주로 전환돼도 지분율 변동이 없기 때문”이라며 “다만 지분 승계의 재원 마련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