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공격 강행… "'평화의 샘' 작전 개시"
터키, 시리아 공격 강행… "'평화의 샘' 작전 개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0.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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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공격… 181개 목표 타격으로 지상전 돌입
국제사회 "공격 멈춰라" 비난… 안보리 회의 소집
터키군 탱크가 9일(현지시간) 밤 터키 남동부 샨르우르파 주(州)에서 시리아와 접한 국경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터키군 탱크가 9일(현지시간) 밤 터키 남동부 샨르우르파 주(州)에서 시리아와 접한 국경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내전으로 진통을 겪었던 시리아가 터키의 군사작전으로 다시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한 지 3일 만이다.

터키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작전이 시작된 것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주둔하며 터키군에게서 쿠르드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던 미군이 지난 7일 이 지역에서 철수한 지 3일 만이다.

터키는 이날 약 6시간 동안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공습·폭격 등 군사작전을 감행한 후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터키군은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를 시작으로 터키 접경 시리아 국경도시에 공습과 포격을 가한 뒤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카미실리와 아인 이스사, 코바니 등을 공격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민병대를 조직해 IS 격퇴전에 참전하며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자국 내 테러 세력의 분파로 간주하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지상 작전 시작을 알리는 트윗 후 군이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넘은 지상 병력의 규모와 공격 지점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P 통신은 익명의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터키 매체들은 군이 네 곳을 통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고, 이 중 두 곳은 탈 아브야드와 가깝고 다른 두 곳은 좀 더 동쪽의 라스 알-아인 인근 지점이라고 보도했다.

터키군이 지상전을 시작하자 시리아 쿠르드는 IS 격퇴전을 중단하고 시리아 북부에서 총동원령을 내렸다.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의 지상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트위터에 "SDF 전사들은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격퇴했다"고 적었다,

다만 SDF는 전투기는 물론 미사일, 대공화기, 대전차화기 등 중화기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력에서 일방적으로 터키군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예상보다도 컸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공격 첫날에만 민간인 8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사회는 터키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 행정부 수반 격인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터키를 향해 군사 작전의 중단을 촉구했다.

터키의 군사 행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EU 28개 회원국의 공동 성명도 이어졌다. 프랑스, 독일, 영국도 공동성명(작성)을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비공개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는 영국과 독일을 비롯해 비상임이사국인 독일, 벨기에,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요청했다.

이에 터키는 안보리에 서신을 보내 군사 작전이 적절하고 신중하며 책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 국방부는 "이번 작전은 유엔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 테러리즘 전투에 관한 결의안의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인과 무고한 사람, 역사적·문화적·종교적 건물, 작전 지역의 사회 기반 시설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