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더 플라자’ F&B 과감히 개편…젊은 이미지 얻고 인기몰이
한화 ‘더 플라자’ F&B 과감히 개편…젊은 이미지 얻고 인기몰이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0.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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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미쉐린 스타셰프 레스토랑 '탈바꿈'
다양한 즐길거리로 2030 신규 소비층 유입, 매출 증가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식음료장에 새롭게 자리잡은 모던 한식당 '주옥' 내부.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식음료장에 새롭게 자리잡은 모던 한식당 '주옥' 내부.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 호텔이 식음료장(F&B)을 대폭 개편한 이후 인기몰이를 하는 등 ‘젊은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2030세대를 비롯한 신규 소비층 확보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미쉐린(미슐랭) 스타셰프들을 영입하고 개성 넘치는 메뉴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등의 마케팅을 전개한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더 플라자 호텔은 지난 7월 초 중식당 도원, 뷔페 세븐스퀘어를 제외한 모든 식음료장을 새롭게 개편했다. 호텔 식음료장을 전면 개편한 것은 더 플라자가 업계 처음이다.

개편은 지난 4월 ‘레스토랑 MD 개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약 3개월간의 리뉴얼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무라사키·투스카니 등 더 플라자가 직접 운영했던 레스토랑은 없애고, 대신 미쉐린 스타를 받은 유명 셰프들에게 맡겨 이들의 개성을 살린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적인 감각의 한식 레스토랑 ‘주옥’과 유로피안 파인다이닝 ‘디어 와일드(Dear Wild)’, 프렌치 레스토랑 ‘르 캬바레 시떼(Le Cabaret Cite)’, 유럽식으로 해석한 디저트 카페 겸 와인바 ‘더 라운지’ 등 네 곳의 식음료장이 그 결과물이다.

주옥의 경우 미쉐린 서울판 1스타를 받은 신창호 셰프의 주도 하에 전통장(醬)과 식초를 활용해 한국의 사계절을 보여주는 요리를 선보여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어 와일드 역시 미쉐린 서울판 1스타의 이준 셰프가 ‘도심 속 야생’이라는 콘셉트로 개성 넘치는 유럽식 요리를 제공해 입소문이 자자하다.

1900년대 초 프랑스의 살롱문화를 그대로 옮긴 르 캬바레 시떼는 이영라 셰프의 창의적인 오리엔탈 프렌치 메뉴와 한국의 크래프트 와인을 함께 선보여 화제고,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1 준우승을 차지한 박준우 셰프의 더 라운지 또한 특색 있는 디저트와 건강한 브런치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더 플라자 호텔이 영입한 스타셰프들. (사진 왼쪽부터) 신창호 주옥 셰프, 이준 디어와일드 셰프, 이영라 르 캬바레 시떼 셰프.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 호텔이 영입한 스타셰프들. (사진 왼쪽부터) 신창호 주옥 셰프, 이준 디어와일드 셰프, 이영라 르 캬바레 시떼 셰프.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 호텔이 식음료장을 전면 개편한 주된 이유는 소비층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 때문이다.

서울시청 광장에 위치한 더 플라자 호텔은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인 특급호텔 중 하나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했으나, 몇 년 사이에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식음료장을 배치한 3~4성급의 비즈니스·부티크 호텔들이 많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올드한’ 이미지가 있었다.

또, 더 플라자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도원과 세븐스퀘어를 제외한 나머지 식음료장의 경우 경쟁 호텔들의 F&B와 비교해 인지도가 낮은 측면도 있다.
최근 들어 호텔 식음료장을 찾는 젊은 층의 발길이 부쩍 늘면서, F&B가 호텔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 플라자는 도원·세븐스퀘어를 제외한 모든 식음료장을 개편하기로 결정하면서, 지금의 미쉐린 스타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더 플라자 호텔 관계자는 “사실 개편을 두고 기존의 식음료장을 찾는 단골 방문객의 이탈이 우려됐고, 업계 최초로 시도를 하기 때문에 기대만큼 매출이 안 나오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면서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단골 방문객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식음료장을 찾는 2030 여성과 젊은 부부 등 신규 소비층이 유입돼 평균 이용 소비층이 30대로 젊어졌고, 매출도 늘면서 결과적으로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비즈니스에 특화된 특급호텔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식음료장 개편 이후 소비자들에게 미식 등 즐길거리가 다양한 호텔로 새롭게 인식되며 젊은 이미지를 얻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더 플라자는 개편한 식음료장을 중심으로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스타셰프의 특별 메뉴를 주 단위마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더 플라자 고메위크’를 운영 중인데, 이 또한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야간에 촬영된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외부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야간에 촬영된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외부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는 남은 하반기 중에 호텔 F&B와 주변 관광지를 결합한 새로운 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소비층 다변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현재 호텔업계는 과잉공급에 따른 무한경쟁으로, 저마다의 강점이 없으면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라며 ”F&B 전면 개편을 시도했던 것처럼 호텔이 숙박의 개념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