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 남북 마음 모으길"
민주 "정치 막말사태 끊이지 않아… 품격 정치 다짐"
한국 "통치자 기본 '애민' 볼 수 없어… 배신감 토로"
文대통령 "한글 지켜낸 독립운동가 민족정신 되새겨"
정치권은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73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오늘 우리는 세종대왕의 뜻을 다시 새겨야 한다"며 "선조들께서 한글을 지키고 가꾸려고 흘리신 피와 눈물과 땀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며 "거칠고 어지러운 말과 글을 줄이고, 곱고 가지런한 말과 글을 늘리도록 언론과 학교와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리는 "'겨레말 큰사전'을 남북이 함께 편찬하기로 2005년 합의했지만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위해 남북이 다시 마음을 모으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또한 '말을 통해 사람들이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나라를 이루고,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는 주시경 선생의 말을 빌어 "온 겨레가 한글로 한 덩이가 되도록 더 노력해 말이 오르고, 나라도 오르도록 함께 애쓰자"고 당부했다.
또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백성 모두가 쉽게 자신의 뜻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 한글 창제의 뜻을 깊게 새긴다"며 "자랑스럽고 소중한 한글을 아름답게 쓰고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부끄럽게도 정치권의 막말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 말과 글을 어지럽히고 함부로 쓰는 오늘의 정치인들 모습이 실로 부끄럽다"면서 "바르게 말하는 품격 있는 정치, 참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다시금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종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정신'으로 누구든지 알기 쉽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지어 널리 퍼뜨렸다"며 "하지만 573년 전 세종대왕이 강조한 통치자의 기본, '애민'은 그 어디에도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으로 성장의 길목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이를 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국민들은 생업도 잊은 채 잠을 설치며 분노와 절망, 배신감을 토로 중"이라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욱 아끼고 바르게 사용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은 백성만을 생각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본받아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애민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일제강점기에는 한글을 지키는 것이 곧 독립운동이었다"며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연구회 선각자들은 고문과 옥살이를 감수하며 한글을 연구했고, 끝내 1947년 '우리말큰사전'을 편찬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우리 역사와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 미래의 희망이 한글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573년 전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낸 독립운동가들의 민족정신을 되새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