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업계의 'OO세일'·'OO가격'이 묘수일까
[기자수첩] 유통업계의 'OO세일'·'OO가격'이 묘수일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0.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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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것도 모자라 최저임금 상승의 여파로 물가 또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여기에 세금 등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들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분위기는 결국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 왔고 산업 전반에 불황을 초래했다.

유통업계라고 해서 빗겨갈 순 없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은 당장 필요 없는 것들을 아예 사지 않거나 사더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최우선으로 삼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유통업체들 입장에선 완전히 사업을 접을 수도 없고 또 계속 기존의 사업기조를 유지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셈이다.

이에 유통업계 특히,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들이 ‘OO세일’, ‘OO가격’과 같은 할인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이마트의 ‘국민가격’이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중순부터 온·오프라인 최저가 수준인 생수 2L 6병 1880원, 건전지(AA/AAA) 20입 2980원 등을 판매 중이다.

또 다른 예로는 롯데마트의 ‘통 큰 한 달’을 들 수 있다. 롯데마트는 ‘대한민국 체감물가를 낮추겠다’며 10월 한 달간 총 2000여 품목, 1000억원의 물량을 투입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입맥주 1캔의 가격이 825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러한 할인정책은 ‘제 살 깎아먹기’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사업추진이나 인재채용 등 미래 가치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업체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해당 상품들에 대해선 거의 제로에 가까운 마진만 남기더라도 이를 유인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과 추가적인 소비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장기화된 경제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 같은 유인책으로 해소될지 의문이다. 또 전체 매출 증대까지 이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할인정책이 과연 유통업계에 드리운 불황 그림자를 지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