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에비앙'과 경쟁…韓·中 생수시장 진출 '초읽기'
오리온, '에비앙'과 경쟁…韓·中 생수시장 진출 '초읽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0.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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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제주용암해수 주원료 미네랄워터 출시
효능·건강 등 초점 프리미엄 생수 '차별화'
'35조' 중국 마시는 물 시장서 '제2의 초코파이' 기대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오리온이 이달 프리미엄급 미네랄워터를 국내에 출시하며 에비앙 등 수입산 생수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여기에 2021년 ‘35조원’ 규모로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 중국 생수시장에도 곧 진출할 것으로 보여, ‘제2의 초코파이’ 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제주용암해수를 원료로 한 생수 제품을 이달 출시할 계획이다. 출시 전에 제주와 서울 두 곳에서 미디어 대상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제품명과 출시일자는 비공개하고 있다. 제품 타입은 530밀리리터(㎖), 2리터(ℓ) 등 두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2016년 11월 제주토착기업 ‘제주용암수’ 지분 66%를 취득하고, 9월 현재 87%가량 늘렸다. 제주 구좌읍에 조성된 3만제곱미터(㎡, 9000여평) 규모의 공장에서 오리온의 프리미엄 미네랄워터가 생산될 계획이다.

오리온이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를 신사업으로 주목하게 된 배경은 관련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2014년 60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524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2023년에는 2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생수시장의 최강자는 제주 삼다수로 40%가량의 점유율(지난해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롯데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 등이 추격하고 있다.

또, 해태음료와 동원, 풀무원, 하이트진로음료 등 식품업체는 물론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 PB(Private Brand, 유통업자 주도형 상표)도 뛰어든지 오래다. 가정용뿐만 아니라 외식·숙박 등 B2B(기업간 거래)까지 포함하면 수십여개의 생수브랜드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 후발주자인 오리온의 생수시장 진출을 두고 무리한 사업확장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오리온 관계자는 “생수시장이 확대 추세를 보이면서 고급 미네랄워터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내 생수업계의 관심은 부족했다”며 “이러한 니즈가 곧 가능성이라고 판단하고, 오리온은 기존의 ‘마시는’ 생수가 아닌 ‘물의 효능’에 초점을 맞춰 영양성분이 풍부한 미네랄워터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수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수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일반 생수보다 가격대가 평균 50~70% 비싸게 형성된 국내 미네랄워터시장은 프랑스산 에비앙과 볼빅, 미국의 피지워터, 캐나다의 캐나다아이스 등 수입산이 선점한 상황이다. 이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에비앙의 경우 롯데칠성음료가 판권을 가지고 있다. 오리온은 에비앙 등 경쟁제품보다 뛰어난 효능을 강조하면서도 가격대는 다소 낮춰 프리미엄 미네랄워터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일부 연구를 통해 용암해수의 미네랄 성분은 이온화된 상태로 돼 체내 흡수가 용이하고, 지방축적·모낭성장속도에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오리온은 이달 내수 진출을 발판으로 조만간 중국 생수시장까지 넘볼 기세다. 초코파이·꼬북칩 등 제과류의 높은 인지도와 함께 현지 5개 법인을 중심으로 한 유통망을 활용해, 우리보다 성장세가 훨씬 가파른 중국의 생수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의 생수시장 규모는 2016년 26조원에서 2021년 35조원 규모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 수질오염 악화 등의 영향으로 미네랄워터를 비롯한 프리미엄 생수시장 성장률은 최근 5년간 50%에 육박하고 있다. 10% 정도의 일반생수와 비교하면 5배에 이른다.

중국 역시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경우 에비앙 등 프랑스산 제품이 60%를 점유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수출 시기는 현재 조율 중”이라며 “현지에 보유 중인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며, 물류 효율성과 제품 신선도 유지 차원에서 지난 8월 LG그룹 계열의 종합물류기업 ‘판토스’와 한국·중국의 물류운송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만큼, 현지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e@shinailbo.co.kr